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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밀려나는 '수출한국'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상당수가 세계 주요시장에서 중국제품에 빠른 속도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과 경쟁 또는 경합관계에 있는 전기 전자 섬유 기계류 등 주요수출품의 경우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시장에서는 물론 동남아를 비롯한 개도국 시장에서도 중국제품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의류의 경우 모든 시장에서 중국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크게 뒤지고 있다. 미국시장만 해도 중국산 의류의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고 있는데 비해 국산 의류는 3.1%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일본시장에선 중국제품과 우리수출품의 시장점유율은 16.6%대 4.9%로 비교가 안될 정도다. EU 및 동남아시장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당수 수출품에서 이처럼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것은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중국의 추월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사실을 이번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노동집약적 제품의 경우 인건비를 비롯해 거의 모든 생산비가 비싼 우리나라가 수출경쟁력에서 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주요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이 급속도로 중국상품에 밀려나고 있다는 것은 불리한 가격경쟁력을 상쇄할 정도로 품질경쟁력을 높여 나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뒤지더라도 품질과 디자인을 통한 품질경쟁력만 유지한다면 시장에서 급속도로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보다 인건비가 비싼 이태리 프랑스 등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여전히 세계 패션을 리더하면서 섬유 및 의류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품질의 고급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조사결과는 앞으로 짧은 기간 내에 상당수 수출품의 풀질향상을 꾀하지 못하면 수출시장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노동 집약적인 제품을 비롯해 일부 제품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에 넘겨주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특정 제품군 자체의 수출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수출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제품의 품질향상과 디자인 개선 등을 통한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아울러 수출상품 구조자체를 보다 기술 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고도화시켜 나가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저임금에 기초한 저가 수출품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수출품이 세계 시장에서 중국상품에 밀려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쟁력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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