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세차게 내린 30일 서울 금천구의 회원제 할인점 '빅마켓'은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개장시간인 9시부터 고객들이 하나 둘씩 입장을 시작하더니 얼마안돼 매장 안은 카트를 끄는 이들로 성황을 이뤘다.
빅마켓은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사실상 서울 서남부 지역 상권을 완전히 접수했다. 빅마켓은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회원용 창고형 할인점이다.
빅마켓은 개점 한 달 만에 회원 수 8만5,000명을 넘어섰으며 개점 후 1년 안에 10만명의 회원을 모집한다는 목표를 4개월 만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마켓의 누적 방문고객은 약 20만명으로 전체 회원이 한 달 동안 평균 2.5회 가량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 셋을 둔 주부 송혜연(36•독산동)씨는 "집에 아이들이 많아서 대용량 제품을 싸게 파는 빅마켓에서 장을 본다"면서 "10일에 한 번 꼴로 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고객 1인당 평균 구매단가는 8~9만원으로 롯데마트 일반매장의 2배 수준에 이른다. 특히 법인 고객의 구매단가는 16만~18만원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빅마켓의 첫 달 매출은 목표치를 20% 가량 상회한 100억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로 운영되던 롯데마트 금천점의 월 평균 매출보다는 30% 가량 늘어난 수치다.
빅마켓이 단기간에 유통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싸게 팔겠다'는 가격정책과 외국계 할인점에는 없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빅마켓은 개점 때부터 인근 경쟁 점포인 코스트코 양평점과 치열하게 10원 단위의 가격 경쟁을 했다. 신라면(30개)은 판매가격이 1만390원으로 가격 경쟁을 거쳐 최초 판매가인 1만5,690원보다 33%가량 내려갔다. 섬유유연제 '다우닝'도 판매 가격이 1만590원으로 최초 가격 1만3,800원보다 23%가량 싸졌다.
빅마켓에 마련된 생활편의 시설도 실적호조를 이끌고 있다. 빅마켓이 20∼30대 주부 고객을 겨냥해 만든 '키즈카페'는 한 달간 1만5,000여명의 어린이가 이용했다. 이용자 수는 롯데마트 매장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잠실점보다도 3배가량 많은 것이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빅마켓 오픈으로 회원제 할인점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토종 회원제 할인점답게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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