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3% 올랐다.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이번 물가지표로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다소 수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지난달 들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월별 상승률 추이를 보면 △지난해 12월 1.1% △올해 1월 1.1% △〃 2월 1.0% △〃 3월 1.3%다. 지난달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8월(1.5%) 이후 최고치다.
3월 물가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통계적 착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영유아 무상보육 혜택 중 누리과정 수혜 대상을 3~4세로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해당 월의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보다 낮아지는 효과가 났는데 이것이 상대적으로 올해의 물가상승률을 통계적으로 높이는 효과를 냈다는 뜻이다.
다만 이 같은 물가상승세가 기조적인 추세라는 조짐도 다수 포착돼 최소한 당분간은 디플레이션 논란이 재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는 3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1% 올라 지난해 2월(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에 따라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을 잰 수치도 올 2월 1.4%였던 것이 3월에는 1.7%로 뛰었다.
소비자물가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10.7%)를 비롯한 육류와 가공식품, 교육 서비스 가격이 뛰어오른 탓이다. 감자(9.5%), 바나나(6.8%), 귤(5.8%), 생강(9.7%), 피망(4.8%) 가격도 치솟았다. 유치원 납입금(6.0%)과 고등학생 학원비(1.5%) 등도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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