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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나흘째 ‘사자’ 불구 본격 복귀는 시간걸릴듯
입력2003-06-25 00:00:00
수정
2003.06.25 00:00:00
이재용 기자
개인들이 그동안 왕성한 매수세를 보여왔던 외국인의 바통을 이어 받아 증시를 주도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부 유동성에 힘입은 증시의 상승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개인 등 내부 유동성의 움직임이 주요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부쩍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지난 5월28일 이후 17일간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2조7,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23일 매도세로 돌아선 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개인들은 20일부터 나흘째 순매수에 나서며 외국인 매수강도 완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인이 나흘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외국인도 사흘 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데 힘입어 전일보다 10.02포인트(1.50%) 오른 674.03포인트로 마감해 그간의 조정국면을 일단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증시의 향방은 그 동안의 강도 높은 매수세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외국인보다는 여태껏 시장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개인들의 움직임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인들은 외국인의 본격적 매수세가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2조3,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내다팔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 24일 기준으로 고객예탁금은 전일보다 4,113억원 감소하며 10조7,139억원을 기록해 11조원 대를 회복한 지 하루 만에 다시 10조원 대로 떨어졌다.
향후 개인자금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개인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로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 둔화와 함께 개인들의 증시 복귀도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여 증시체력의 한계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 유동성 아직도 증시 외면=개인들의 실질적인 매수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실질고객예탁금은 아직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질고객예탁금이란 고객예탁금에서 개인의 매매로 인한 지표상 증감을 제외한 것으로 실질적인 개인자금이 얼마나 증시로 들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4월 실질고객예탁금은 올해 초 대비 5조원 가량 늘어났지만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며 최근에는 올 초보다 3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월중순 24조6,000억원대에 이르던 기관들의 주식형수익증권 설정액은 최근 23조8,000억원으로 8,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기관자금의 감소세는 계속되는 고객들의 환매요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아직 주식매수 매력 못느껴=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자금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적어도 700선대를 넘어서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자금은 주가에 후행에서 움직이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700선대는 지난 10년간 종합주가지수가 움직여온 500~1,000포인트 박스권의 후반부라는 점에서 지수가 700선대에 안착해야 비로소 개인들의 자금을 유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3월중순 이후 500선대에서 600선대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개인들이 저가매수-고가매도 전략으로 한차례 수익을 거뒀다는 점도 시장 참여를 미루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중순 이후 반등장을 개인들이 주도하며 수익을 올린 만큼 개인이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며 서둘러 증시로 뛰어들 필요를 못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부 유동성 보강 지연될 듯=국내 증시로의 실질적인 유동성 보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개인들이 외국인에 이어 시장 주도권을 행사하기는 다소 어려운 실정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을 비롯한 국내 유동성이 증시참여를 미루고 있는 것은 카드채 문제, 투신권 구조조정,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등 심리적 부담요인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부 유동성 보강은 경기회복을 확인한 4ㆍ4분기 중반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외국인에 의한 외부 유동성에 의존하는 장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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