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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기 대통령을 바란다] 해외에서 배운다
입력2007-01-02 18:25:27
수정
2007.01.02 18:25:27
사회적 협약 통한 대타협 경제위기 극복 발판 마련
20세기 초반 유럽은 노사간, 계층간 갈등으로 심각한 열병을 앓았다. 사회적 약자였던 노동자들과 저소득층들이 잇달아 파업 현장에 나서 국가 전체는 사분오열됐다. 그러나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유럽의 국가들은 사회적 협약을 통한 대타협으로 사회통합을 이뤄냈다.
사회ㆍ경제적 갈등을 해결 하기 위한 모델은 크게 유럽식과 영미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는 유럽식에 비해 영국식은 당사자 해결과 시장의 선택을 상대적으로 강조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한 정당이 과반수를 확보하고 다른 정당은 다음 선거까지 기다리는 다수제 혹은 승자독식 모델과 여러 정당이 연합해 정책을 담당하는 합의제로 나뉜다.
스웨덴은 1930년대 과격한 노동쟁의로 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사민당 정부의 중재로 1938년 노사가 함께 ‘잘츠요바덴 협약’을 만들어냈다. 이 협약에서 노조는 파업 자제와 국유화 주장 포기를 내놓고, 경제계는 일자리 보장과 복지재원 협력 등을 약속하게 된다. 이를 통해 스웨덴의 재벌가인 발렌베리 가문은 특혜적 기업지배를 보장받는 대신 일자리 창출과 기술투자 등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타협과 사회협약이라는 ‘잘츠요바덴 협약’의 정신은 스웨덴의 노사관계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네덜란드도 1970년대말과 1980년대 초 석유위기ㆍ경기침체ㆍ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위기에 빠지게 되자 1982년 ‘바세나르 협약’을 맺어 경제 회복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협약에서는 노동계의 임금인상 자제와 사용자의 고용보장 약속이 극적으로 타결돼 노사 협의체제를 확고히 했다. 이 협약을 이끌어냈던 빔 코크 전 총리는 “사회적 대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상호 간 신뢰와 자신감, 인내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국가 이익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에서는 1987년 임금인상 자제, 세금감면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가재건협약(PNR)’이 체결됐다. 이에 앞서 아일랜드 노사는 1986년 ‘경제사회위원회’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에 의한 정책결정을 함으로써 대타협을 위한 기틀을 닦았다. 아일랜드 노사는 수차례 걸쳐 후속 협약을 맺으면서 1986년 0.4%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던 경제를 2000년대까지 연평균 8%까지 끌어올렸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월 ‘저출산ㆍ고령화대책 연석회의’를 출범시키면서 양극화 해결을 위한 일자리 창출ㆍ사회안전망구축ㆍ국민연금 개혁ㆍ재정확충 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정부는 지난 6월 저출산ㆍ고령화대책 연석회의를 통해 사회협약을 체결했고, 7월에는 저출산ㆍ고령화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자신의 목소리를 배제한다는 이유로 연석회의에서 탈퇴, 내홍을 겪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일 “그간 저출산ㆍ고령화대책 연석회의 차원의 사회적 합의를 통한 연금개혁을 위해 노력했으나 최근 국회에서 정부 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일방적인 연금개혁은 그 내용과 절차 면에서 사회적 합의를 훼손했다”며 공식 탈퇴했다. 물론 유럽의 선진국들도 대타협을 끌어내기까지 상당기간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국민통합과 개혁은 조금씩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 사회에서 스웨던 등 일부 유럽국가처럼 소득세를 50~60% 징수한다면 사람들이 받아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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