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떨어져 저축성 예금에 돈을 넣어뒀거나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기예금에서 연 4% 금리를 주는 상품은 완전히 사라졌다. 연 2%대 정기예금 금리상품이 전체의 85%로 사실상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저축은행도 조만간 연 3%대 정기예금금리를 구경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러다 보니 돈이 거액 예금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5억원 이상 거액예금은 지난해 상반기 519조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509조원으로 무려 10조원이나 줄었다.
그런데 저금리의 대안을 국내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한국 경제는 이미 저성장ㆍ저금리ㆍ저변동성의 신 3저 시대로 사실상 진입했고 국내 주식시장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이라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특히 채권 ETF에 투자를 고려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글로벌 채권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비용으로 여러 채권에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목돈이 필요한 해외 채권 직접투자에 비해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풍부한 유동성, 매매 방법의 용이성, 낮은 수수료, 인버스ㆍ레버리지 상품이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글로벌 채권 ETF 중에서 수익률 측면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하이일드 회사채 ETF이다. 가장 대표적인 하이일드 회사채 ETF인 'iShares iBoxx High Yield Corporate Bond Fund(HYG.US)'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3.3%로 높다. 총 813개 회사채에 분산투자를 하고 있으며 시가총액과 거래량도 충분히 커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하이일드 회사채 ETF는 높은 표면금리로 매력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금리ㆍ신용 리스크 등 투자 위험 또한 높으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미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iShares Barclays TIPS Bond(TIP.US)'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채권 ETF 중 총자산은 물론 거래량 기준 유동성이 가장 높은 ETF로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에 투자해 비록 표면이자는 낮으나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측정된 인플레이션율만큼 원금과 이자를 조정해준다.
만약 미국의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미 국채금리 상승 시(국채가격 하락 시) 수익이 나는 채권 인버스 ETF 투자도 고려해 볼만하다. 2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ProShares UltraShort 20+Yr Treasury (TBT.US)'의 경우 연초 대비 무려 거래량이 77%나 증가했고 최근 1개월 수익률도 12.8%를 기록하고 있다.
저금리에 대한 해답을 국내에서만 찾을 필요가 없다. 눈을 보다 크게 뜬다면 새로운 대안을 해외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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