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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은 줄고 출신마저 차별하나…”갈곳없는 지방대생(취업대란)
입력1997-08-15 00:00:00
수정
1997.08.15 00:00:00
김대혁 기자
◎향토 기업까지 기피… 졸업생 “한숨만”/불도사태 호남지역선 구직 거의 포기/대학들 공동대책위 결성 자구 안간힘『한마디로 암담합니다. 가뜩이나 대기업에서 지방대 출신을 기피하고 명문대만을 선호하는 현실 속에서 엎친데 덮친격입니다.』
울산대 도서관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책과 씨름하고 있는 양모씨(조선공학과 4년)는 풀이 죽은 목소리다.
취직대란의 한 가운데서 돌보는 이 없이 방치된 지방대 출신자.
답답하기는 교수들과 취업보도실 직원들도 마찬가지. 기업체를 뛰어다니며 인사담당자들을 만나고 인턴사원 추천제도를 알아보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아 속만 끓이고 있다.
울산대 안종택 취업보도실장은 『예년과는 달리 기업체의 인턴사원 추천의뢰도 줄어들고 일부 인기학과를 제외하고는 취업이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업체들까지 지방대생들을 기피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지방대 중에서 취직이 잘되기로 유명한 울산대조차도 취업률이 지난 4월말 현재 67.8%로 예년에 비해 크게 저조한 편이다.
부산의 경우 대표적 지역기업인 화승그룹과 성창기업·우성식품·기린·연합철강·조광페인트 등이 아예 신입사원을 한사람도 뽑지 않기로 결정해 졸업반 학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각 대학 창구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나 기업들의 추천의뢰 건수는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20∼30% 정도 감소했다.
『서울소재 대학의 형편은 지방대에 비하면 배부른 편이다. 서울의 대학생들도 남아도는 판에 지방대생들을 거들떠나 보겠냐』고 부산의 K대 김모교수는 하소연했다.
취업률이 가장 저조한 호남지역의 사정은 더욱 심하다. 덕산·무등건설·고려시멘트 등의 부도에 이어 지역경제를 좌우하는 아시아자동차가 부도유예협약 적용 기업으로 전락해 광주·전남지역 대학생들은 거의 구직을 포기해야 할 상태.
『그동안 지역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정이 어려워도 지방대생을 우선적으로 뽑아왔다. 그러나 올해는 직원을 정리해야 할 형편이라 신규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L건설 심모사장은 지역취업현황을 대변했다.
전남대의 경우 오는 9월과 10월에 4차례의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리크루트 등 취업전문기관의 전문가를 초빙해 모의면접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취업난 타개에는 역부족이다.
전남대 박종희장학실장은 『내년 2월 졸업생은 가장 운이 나쁜 사람들이다. 지방대생들이 대기업에 일자리를 얻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 지역 6개 대학 기획실장들은 오는 9월중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공동 대응키로 하고 총학생회도 유망중소기업체를 초청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취업난 타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부산=유흥걸·울산=이달우·광주=김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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