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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사람] "여든넘어 골프로 제2인생 시작"

남상수 ㈜남영 L&F 명예회장


[골프와 사람] "여든넘어 골프로 제2인생 시작" 남상수 ㈜남영 L&F 명예회장 '비비안'이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남영L&F의 남상수 명예회장(81ㆍ사진). 180㎝가 넘는 훤칠한 키에 여전히 당당한 풍채, 젊은이 못지않은 힘있는 말투의 그가 제2의 인생을 열고 있다. 제주도 남제주군 표선면에 220만평 규모의 남영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남 회장은 그중 57만여평에 회원제 27홀, 퍼블릭 9홀 등 총 36홀 규모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를 건설 중이다. "골프가 아니면 생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죠. 취미가 일이 되고 그 일이 이제 내 남은 삶이 됐어요." 올 하반기 정식 개장 예정인 이 골프장을 두고 남 회장은 "여든 넘어서 시작한 마지막 작품인데 너무 큰 걸 했다"고 말했지만 "콘도와 빌라도 짓고 골프장도 더 만들고 위락시설도 조성해서 실버타운으로 꾸미고 싶다"며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했다. "지난 72년 부지를 매입할 때부터 리조트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제주도 내 골프장이 급증하는데 왜 굳이 또 골프장이냐는 질문에 "그래도 가능성이 무궁하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물건을 팔러 해외 곳곳을 다니면서 주말마다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했다는 70년대 초를 회상한 남 회장은 "당시 하와이 코스에 섰을 때 제주도도 아시아의 하와이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 보였다. "골프장이 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그는 "굳이 최고나 명문에 매달릴 생각은 없다"면서 "무리 없이 좋은 코스, 좋은 골프장이라는 평가를 들으면 골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경영지침을 세워놓은 듯도 보였지만 드러내지 않았다. 은근하고 확신에 찬 경영스타일의 일면을 보는 듯했다. 그의 자신감은 란제리의 개념조차 없던 50년대 속옷 사업을 시작해 국내 여성 속옷의 대명사로 ㈜남영L&F를 키워낸 저력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골프스타일에도 녹아 있다. 73세 때 서울컨트리클럽에서 73타의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던 남 회장은 "일흔다섯을 넘으니 거리가 급격히 줄더라"면서도 "170~180야드는 날리고 80대에서 90대 초반 스코어는 낸다"고 했다. 연습 스윙도 없이 플레이해 "9홀을 걸어서 1시간 반 만에 돈 적도 있다"는 그는 "화이트 티잉그라운드를 고집한다"고도 말했다. "골드 티잉그라운드를 권유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7번 아이언 대신 5번 아이언을 잡으면 똑같이 3온인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단언하는 그의 말투에는 표현은 '그저 좋은 골프장'이라고 하지만 결코 평범한 골프장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남 회장의 꼼꼼함도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를 평범한 수준으로 용납할 것 같지 않았다. "요즘도 퍼팅 수를 일일이 기록한다"는 그는 "퍼팅 수가 30개를 넘지 않으면 80타대 기록을 낼 수 있다"며 기준에 맞춰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일면을 보였다. "여든 넘으니 걸어서 라운드할 수 있는 것만도 큰 복"이라는 남 회장은 요즘 일주일에 두세번씩 주로 부인과 함께 2인 플레이도 가능한 성남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다. 그는 "능력이 된다면 골프 시작은 아무리 빨라도 빠르지 않고 아무리 늦어도 늦지 않다"고 거듭 강조하며 "예순이 됐어도 골프는 시작할 만한 운동"이라고 힘주어 추천했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6-01-03 16: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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