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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라크 철군’ 후폭풍 예고
입력2004-03-16 00:00:00
수정
2004.03.16 00:00:00
정구영 기자
지난 14일 실시된 스페인 총선에서 이라크 철수를 약속한 사회노동당이 승리함에 따라 이라크 파병국들의 철군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는 곧바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선거 공약대로 이라크에 주둔중인 1,300명의 스페인군 철군이 강행할 경우 미국의 이라크전 동맹 와해는 물론 전쟁을 강행한 미국과 영국이 국제적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합군 철군 도미노 우려=차기 스페인 총리 취임을 앞둔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사회노동당 당수는 15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철군 방침을 재확인했다. 후세인 정권 축출에 앞장섰던 스페인의 이 같은 입장 변화로 여타 파병국에서도 반전 압력이 커져 이라크 파병군의 철수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특히 테러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국내 여론에 반해 파병을 결정한 나라들의 철군 또는 파병 최소가 잇따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파테로 당수가 이끌 스페인 새 내각이 말처럼 쉽사리 이라크 주둔 병력을 철수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파리 소재 전략연구재단의 프랑수아 헤부르 소장은 철군 도미노 현상의 위험 때문에 스페인 새 내각은 이 문제의 처리방식을 놓고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국과 폴란드, 불가리아 등 파병국은 자국 군대를 계속 이라크에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시 재선 가도에 걸림돌=스페인 야당의 총선 승리와 이라크 철군 방침은 부시의 대선 가도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사파테로 당수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하며 협력을 다짐했지만 이 같은 외교적 수사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페인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사회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지난 11일 발생한 마드리드 열차테러 직후 형성된 반전, 반테러 민심이 표로 연결됐기 때문.
전문가들은 스페인 총선에서 이 같은 민심이 집권당을 붕괴시킨 것처럼 미국을 비롯한 여타 동맹국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부시 대통령은 지지기반 약화에 직면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이날 “스페인 중도 우파의 패배는 이라크전을 지지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가운데 일어난 첫 번째 선거 심판”이라고 보도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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