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변동성을 키우자 다시 내수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우려에 내수주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경기민감주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5%(6.51포인트) 오른 1,889.24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100포인트 가까운 낙폭을 보이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경기민감주를 위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화되며 증시 변동폭이 커지자 국내 기관은 내수소비주를 위주로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내수소비재 가운데 목표주가가 상향된 종목은 18개, 목표주가가 내린 종목은 9개였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이 삼성생명의 목표주가를 12만1,000원에서 13만2,000원으로 9% 올렸고 미래에셋증권도 롯데하이마트의 목표주가를 9만4,000원에서 9만7,000원으로 3.19% 상향했다. HMC투자증권도 한샘의 목표주가를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올렸다. KDB대우증권도 이번주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27만원으로, LG유플러스도 9,600원에서 1만3,600원으로 올려 잡았다.
반면 정보기술(IT), 소재 등 경기민감주 가운데 21개 종목의 목표주가가 상향됐지만 하향된 종목이 28개로 더 많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내수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업체 가운데 실적이 견조한 기업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대거 신흥국 증시에서 빠져나가며 유동성 장세가 축소되고 실적 장세로 가고 있어 안정적으로 이익이 나오는 내수주에 눈길이 가는 것"이라며 "경기 펀더멘털이 좋아서가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때문에 국내 증시가 버틴 것이기 때문에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배당이나 안전한 내수소비에서 실적을 내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수소비주 가운데 일부 종목만 전망이 좋을 뿐 전체 시장의 대세가 경기민감주에서 경기방어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팀장은 "내수소비주와 같은 경기방어주의 목표주가가 상향되는 것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실적전망이 좋은 종목에 국한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내수소비주는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지 시장 트렌드가 경기민감주에서 경기방어주로 넘어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이사도 "개별 종목의 목표주가가 오르는 것은 애널리스트 차원에서 실적전망이 반영된 것이지 전체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며 "외국인 매도가 나오고 있는 IT와 같은 경기민감주를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매도세가 덜한 내수주 가운데 실적이 좋은 종목이 상향되는 것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반등하면 그동안 좋은 흐름을 이어왔던 내수주보다는 낙폭이 과대한 IT와 같은 경기민감주의 수익률이 더 나올 것으로 평가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팀장은 "현재느 내수주ㆍ수출주 할 것 없이 전체 주식이 폭락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오른다면 당연히 더 많이 떨어진 경기민감주 위주로 오를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주형 팀장도 "현재는 경기사이클이 바닥에서 터닝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오른다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떨어졌던 경기민감주가 더 많이 오르게 돼 있다"며 "다만 다시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오르기보다는 LG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2등주의 반등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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