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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들 한가위 맞이

추석잔치 참여하고…여행 떠나며…타국생활 외로움 달래


“이번 추석 연휴요, 모두 반납하고 정상 근무해요.”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의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 A사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시라지(36)씨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동료 5명과 함께 이번 추석에 연휴를 모두 반납하고 정상 근무한다. 회사가 이달까지 미국과 일본 시장에 납품해야 할 수출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추석 연휴에 24시간 2교대로 꼬박 밤을 새가며 일해야 할 형편이라 동참하기로 결심했기 때문. 시라지씨는 “추석 연휴에 쉴 수는 없지만 그 대신 특별상여금으로 만족한다”며 “특히 한국인 동료들과 함께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 노래자랑·씨름등으로 명절분위기 만끽…무료 건강검진등 실속있게 건강 챙기기
"회사돕고 특별상여금 받고" 연휴반납도

이 회사의 B사장은 “어쩔 수 없이 추석 연휴에도 근무하게 돼 미안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특별히 200%의 추석상여금을 주는 것으로 달래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국만리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수도권 공단 내의 외국인 근로자들. 올해 유달리 긴 추석 연휴로 더 깊어만질 것 같은 고국에 대한 향수를 그들은 어떻게 달랠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연휴를 반납하고 정상 근무를 하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추석잔치에 참여해 ‘동병상련’의 동료들과 함께하기, 여행으로 재충전 하기 등 다양한 스케줄을 마련해 타국생활에서의 외로움을 이겨내려 하고 있다. ◇회사 돕고 내 몫도 늘리고=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해 인천 남동공단 기계부품 제조업체 C사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출신의 D씨는 이번 추석연휴 내내 정상 출근할 계획이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긴 연휴 동안 고향 생각으로 울적해질 것 같은 마음을 오히려 땀 흘리며 일하는 것으로 달래기 위한 것. 또 명절 연휴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100%나 많은 특근수당도 받을 수 있어 이같이 결정한 것. 이 회사 E사장은 “경기침체로 주변의 다른 업체들은 일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공장을 멈춰야 하는 상황임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우리 회사의 외국인 근로자들은 불평 하나 없이 추석 연휴기간 근무에 동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가위 명절 맘껏 즐겨보자=시화공단에 있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F사에 근무하는 태국인 출신 사키르(32)씨는 한국에 들어와 두번째 맞는 올 추석 연휴에는 외국인 추석잔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타국생활 3년째에 접어들면서 명절에 방안에서 TV만 보며 무의미하게 보내기보다 즐기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오는 6일 안산 이주민센터에서 열리는 ‘2006 국경없는마을 추석축제’에 동료 3명과 함께 노래자랑과 씨름전ㆍ줄다리기ㆍ한복입기ㆍ널뛰기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사키르씨는 “올해는 연휴가 길기 때문에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 외국인 근로자 추석잔치에도 참가할지 고민 중”이라며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풀 것”이라고 말했다. ◇실속 있는 시간으로=구로디지털단지 소재 패션의류 제조업체 F사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G씨는 올 추석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국에 들어온 지 5년이 돼 이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명절계획을 세웠기 때문. 외국인 한가위 축제 같은 행사에 참여하기보다 오랜 타국생활로 지친 건강을 챙기기 위해 무료 건강검진을 받기로 한 것. 서울시 후원으로 한 종교단체에서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실시하는 혈압 및 혈액검사, 피부질환 검사, 흉부 X선 촬영 등을 받을 예정이다. G씨는 또 “건강검진을 받은 뒤에는 회사에서 받은 특별상여금을 모아 동료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2박3일간 동해 바다로 가을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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