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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쌍용 차합병1년] 기업문화 차이도 `짝짓기' 걸림돌
입력1998-12-10 00:00:00
수정
1998.12.10 00:00:00
『쌍용문화는 보텀-업 문화인데 비해 대우는 톱-다운 문화로 판이해 업무가 주도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참 이상하지요.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회사」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아요. 삼성자동차가 대우에 합병될 것이라는 소식에 「처지가 같은 동료가 많아져 좋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합니다』
대기업간 계열사 맞교환 등 이른바 빅딜을 앞두고 서로 다른 기업문화의 충돌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1년동안 대우에 흡수돼 대우문화를 겪은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최근 털어놓고 있는 경험담이다.
애매해진 회사내 위치, 국내 기업임에도 완연히 다른 문화, 직급조정 과정에서의 진통, 고용불안,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피점령군으로 점령군을 맞아야 되는 서글픔 등. 이들은 빅딜을 앞둔 다른 기업 임직원들이 겪어야 될 진통을 1년 먼저 겪었다.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통합 후 겪은 가장 큰 고뇌는 최고경영자의 스타일에 따른 판이한 업무 스타일. 김우중 대우회장이 창업자로서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카리스마가 강해서인지 대우의 업무도 위에서 내려오는게 많았다고 지적한다. 해병대 출신인 김석원, 김석준 쌍용회장 아래 형성된 쌍용문화는 다소 남성적이고 업무스타일도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직이 큰 대우의 경우 이와 상반돼 혼란스러웠다는 것. 『작은 부분일지 모르지만 쌍용인에겐 물과 기름처럼 다르게 다가왔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이들은 회상했다.
쌍용 임직원들의 직급조정도 최근에야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고뇌를 견디지 못한 임직원들은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대우로 자리를 옮긴 쌍용자동차 수출본부의 50여명은 1년후 40여명으로 줄어들었고 4명이던 부장급들은 한명도 남지 않았다.
『대우 인력도 과잉이라는데. 그만둔 간부들은 한결같이 내 직급으로는 이곳에서 비전을 찾기 힘들어 떠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 쌍용자동차 직원은 전했다.
대우전자와의 빅딜로 삼성자동차의 대우 흡수가 예고됨에 따라 쌍용에 근무하다 삼성자동차로 자리를 옮겼던 과거 동료들은 어떻게 될까도 최근 이들의 관심사. 『1년 동안은 회색지대에 있다는 느낌을 가질 것』이라는 게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빅딜로 다른 기업에 흡수될 운명을 앞둔 기업의 임직원들에 던지는 경험담이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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