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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 원점에서 종합검토를
입력2003-10-09 00:00:00
수정
2003.10.09 00:00:00
성화용 기자
서울 강남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다시 들먹거리고 있다. `9.5 재건축시정 안정대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가격이 정부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초강력 대책이 발표된지 한달 가량 지났을 뿐인데 중대형 아파트의 오름세에 이어 재건축 아파트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들어 20여 차례나 대책을 내놓았던 정부는 또다시 안정대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투기 억제 대책 가운데 보다 강력한 수단으로는 크게 금리인상을 통한 부동자금 흡수를 비롯해 분양가 규제, 보유과세 강화 등을 들 수 있겠으나 금리인상과 분양가 규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좀처럼 단안을 내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설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금리를 획기적으로 올려야 부동산을 잡을 수 있는데 수출 경쟁력에 타격이 오고 대출이자 급증에 대한 부담으로 경제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규제도 효율성에서 논란이 많다. 분양가 규제는 분양 프리미엄만 올릴 뿐 건설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장기적인 공급 악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우선 주택담보대출을 축소해 주택금융을 억제하고 보유과세 강화와 과표 현실화를 앞당기는 등 세제ㆍ금융정책을 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김 부총리도 9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인 보유과세를 강화하고 과표를 현실화해야 부동산 투기심리를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남 부동산 불패` 의식이 만연되어 있어 세제ㆍ금융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강남 아파트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실수요자가 아니고 부동산 거품이 가속화하는 투기구조 속에서는 조그만 차익이 있어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부총리의 국회 답변에서 알 수 있듯 부동산 안정화 문제는 선진국처럼 수도권 주택보급률이 115%가 되는 2012년까지의 시간 싸움이 분명하며 그 때까지의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조속한 공급확대와 함께 주택거래 허가제 등을 비롯한 혁명적이고도 종합적인 대책의 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도권의 부동산 열풍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후 거품이 걷히면서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이라도 일어나면 우리 경제는 중대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정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화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부동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 부처가 힘을 모아야 하고, 한번 결정된 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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