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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SK텔레콤의 '공짜 무선인터넷' 공세에 맞서 대규모 와이파이망 구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내년까지 와이파이존을 10만개로 확대하고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을 대폭 늘려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27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14년까지 모두 5조1,000억원을 유무선 네트워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는 연간 투자 규모 3조2,000억원 범위 내에서 오는 2014년까지 와이파이 2,500억원, 와이브로 5,500억원, LTE 1조6,700억원, 3세대 WCDMA 2조4,000억원, 클라우드 컴퓨팅 1,000억원, 무선인터넷백본 1,300억원 등 총 5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 19개시에서 제공되는 와이브로망 확충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우선 올 10월까지 5대 광역시와 경부고속도로 등으로 확대하고 내년 3월에는 전국 84개시 및 서해안·남해·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2만7,000여개인 와이파이존을 연말까지 4만개로 늘린 뒤 내년 말에는 10만개로 확대, 와이파이존 규모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방침이다. KT가 무선 네트워크 확충이라는 '정공법'을 선택하면서 국내 통신 시장의 경쟁구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해 4G LTE 통신망의 조기 구축에 나선 것과 달리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유무선 네트워크를 보강하는 쪽으로 전략을 집중키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업계 최초로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도입하고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전격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와이파이존 전략에서도 KT와 SK텔레콤은 대조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KT는 내년까지 10만개의 와이파이존을 구축할 계획인 반면 SK텔레콤은 1만5,000개(이동형 5,000개 포함)로 당분간 모바일 트래픽 수요에 대응한 뒤 차세대 통신망인 LTE로 넘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표 사장은 "기존 3G(세대) 통신망과 앞으로 도입할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로 비롯한 유무선 네트워크에 총력을 기울여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원더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이례적으로 반박 자료를 발표하고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KT의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며 "무선인터넷 접속 지역을 찾아 다녀야 하는 것(KT)과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고객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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