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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경제재건등 '가시밭길'
입력2001-01-21 00:00:00
수정
2001.01.21 00:00:00
국민통합·경제재건등 '가시밭길'
▣ 필리핀 아로요 정권의 과제와 전망
15년 만에 다시 민중의 힘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한 필리핀에 쏠리는 국제사회의 관심은 신임 글로리아 아로요 행정부가 국민통합과 경제재건이라는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대통령의 탄핵재판을 거치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 및 사법제도 개혁을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소수 엘리트위주의 정치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에스트라다 전대통령의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이 유혈충돌을 벌일 정도로 국론분열도 심각한 상태다.
또 환율급등, 주가폭락, 국가신용등급 하향 등 만신창이가 된 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내야 한다. 필리핀 체류를 고집하고 있는 에스트라다에 대한 사법적 단죄 여부도 복잡한 과제다.
◇5월 총선이 첫 시험대=아로요 대통령은 취임 4개월만에 상ㆍ하원 총선을 치르면서 정치역량을 입증해야만 한다.
현지 정치전문가들과 언론은 아로요 대통령이 국민적 카리스마를 지닌 데다 에스트라다 축출시위를 주도하면서 지지도가 상승, 총선에서 쉽사리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상ㆍ하 양원에서 안정적 다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정국운영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승리와 함께 개혁정책을 통해 민심을 수습하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급선무다. 필리핀 아키나스대 정치학과의 페드로 베르날데스 박사는 "새 정부의 최대 당면 문제는 정치제도 개혁을 통해 소수 엘리트들이 지배해 온 정치시스템을 대중화하는 것이며 이렇게 해야 사회경제적 안정도 얻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 기득권층과 부유층에게만 유리하게 돼 있는 현행 정치제도를 과감하게 고치지 않는 한 필리핀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재건 주력할 듯=아로요 대통령은 취임일성으로 빈곤타파를 외치며 높은 실업률과 뿌리깊은 빈부격차 등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취임당일 가장 먼저 재무장관을 새로 임명하며 경제문제 해결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위기로 지난 2개월간 필리핀 경제는 외국투자자금이 이탈하고 국가신뢰가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정국이 조속히 안정될 경우 환율불안과 증시폭락 등은 쉽사리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핀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보다 과감한 개혁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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