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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탓… 은퇴지점장 다시 영업사원으로

명예퇴직 40·50대 증권맨 타업종 이직 쉽지 않자

영업직원 모집 대거 지원


지난해 국내 증권사 지점장으로 명예퇴직한 50대 초반의 김윤석(가명)씨는 요즘 기분이 한껏 들떠 있다. 최근 한 증권사의 영업사원 모집에서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다시 증권가로 돌아갈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점장 출신이 일반사원으로 돌아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요즘 같은 불황에 일자리를 얻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흡족하다.

증권가에 불황이 들이닥치면서 은퇴한 지점장까지 영업직원 모집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LIG투자증권은 이달 10일부터 21일까지 서울·청주·대구 등 전국 4개 지점의 영업직원을 모집했다. 총 35명의 지원자 가운데 2명은 명예퇴직한 지점장 출신이었다.

지난해 불어닥친 인력감축과 영업지점의 폐쇄 여파로 증권가를 떠나야 했던 40대가 지원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30대와 50대 지원자는 각각 두 명에 불과했으나 50대 지원자는 모두 지점장 출신이었다. 이번에 합격한 7명은 연령이나 이전의 경력에 관계 없이 모두 일반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심대보 LIG투자증권 경영기획팀 차장은 "퇴직한 임직원들이 타 업종으로 이직이 쉽지 않아 다시 증권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증권사 지점장 출신들까지 지원해 놀랐다"고 말했다.

지원자 가운데는 현직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올해 리서치센터 인력감축, 지점 통폐합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현직 증권맨들이 인력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지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은 이번에 인력을 확충한 서울지점을 제외한 지방지점 영업사원은 추후 별도의 채용과정을 통해 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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