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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사진) 현대카드 사장은 '효자'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한일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이 열렸을 때 휠체어를 타고 왔던 고령의 아버지를 옆에서 극진히 모셨던 일화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극진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무엇보다 정 사장이 대주주로 있던 종로학원을 그간 매각하지 않은 것도 아버지 평생의 가업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종로학원이 관계사로 있어 해외 기업설명(IR)을 할 때 투자자들의 자잘한 문의 탓에 정 사장에게 매각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그는 끝까지 지켜냈다.
그러던 그가 결국 20년 지기 친구 서진원 하늘교육 대표에게 종로학원 상표권을 넘겼다. 명목상은 현대카드·캐피탈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위해서이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심경이 얽혀 있다는 후문이다.
정 사장의 심경에 변화를 준 사건은 바로 '세월호 참사'다.
4월 250여명의 단원고 학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목격하고 정 사장이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전언이다. 종로학원은 1965년 설립된 대표적인 명문 재수학원이지만 소방시설·안전장비 등 건물이 노후화된 것이 사실이다.
정 사장이 그동안 수많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오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고 느껴졌을 법하다는 얘기다.
금융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마우나리조트 사건, 세월호 참사 등으로 나이 어린 학생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들이 많이 발생했다. 학생들을 주로 상대하는 종로학원에서도 안전 문제로 인해 어린 학생들이 죽거나 다치는 일이 생기면 비단 학원뿐만 아니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나아가서는 현대자동차그룹까지 해가 끼칠 수 있겠구나 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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