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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미국 애리조나 주(洲) 인근의 소노란 사막. 밤만 되면 이곳에는 우울증, 관절염, 암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리처드 채핀이 설치한 높이 15m의 ‘달빛 반사경’이 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푸른 달빛 속에 몸을 담그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채핀이 달빛 반사경을 설치한 것은 지난 2005년. 달빛이 인간의 면역력을 강화, 병을 이겨낼 힘을 부여한다고 믿는 그는 췌장암에 걸린 대학 동창의 치료를 돕기 위해 사재 200만 달러(19억원)를 들여 84개의 대형 거울로 이루어진 거대한 달빛 수집 장치를 만들었다. 반사경이 완성되기도 전에 친구가 세상을 떠나 당초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현장을 방문했던 다른 환자들의 완쾌 소식이 입소문을 타고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현재 이곳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달빛병원으로서 각종 난치병 환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실제 현장에서 달빛 치료를 받은 후 우울증이 사라지고 발진이 치료됐으며, 수 십 년간 써왔던 안경을 벗어던졌다는 경험담을 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채핀은 “달빛은 태양광이 달 표면에 반사된 것에 불과하지만 햇빛과는 전혀 다른 주파수와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인간의 정신과 면역력, 생리작용 강화에 도움을 준다”며 “이미 250여명의 사람들이 이 장치로 다양한 병을 고쳤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전국의 과학자들을 불러 달빛의 약리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또한 올해 내 달빛의 암 치유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 실험이 실시될 예정인데, 실험 계획이 알려지면서 직접 인체 실험에 참여하고 싶다는 지원자들도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빛에 대한 햄스터의 반응을 연구 중인 마이클 고맨 교수는 “달빛이 인간의 건강과 생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주목받는 연구 분야”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최소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만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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