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19개 분야 국내 대표업체와 글로벌 기업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분석한 결과 국내기업 수익성은 15개 업종에서 해외기업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자기자본에 대한 이익의 비율로 자기 돈을 들여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냈느냐를 알 수 있다.
글로벌 기업보다 국내 대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업종은 제약, 식품, 소매, 카드, 의류, 자동차 등이 꼽혔다. 제약업종의 경우 글로벌 기업의 수익성이 국내 대표 기업보다 7.2배나 높았다. 국내 대표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지난해 ROE는 9.2%로 영국 GSK(66.0%)의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밖에 식품업종은 4.8배, 소매 4.7배, 카드 3.5배, 의류업종은 2.7배 차이가 났다. 소매 분야에서 이마트(4.9%)는 월마트(23.0%)에 4배 이상 크게 뒤졌고 식품 분야 오리온(6.4%)과 미국 펩시코(28.9%)의 격차도 컸다. 해외 메이저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좁혔다고 평가받는 현대차는 작년 ROE가 15.0%로 미국 포드(36.6%)의 절반에 불과했다. 자동차 부품 업종에서 현대모비스는 ROE가 18.2%로 독일 콘티넨탈 보다 5.5%포인트 낮았다. IT 업종에서는 삼성전자가 시가 총액 규모에서는 미국 인텔의 2배를 넘어섰지만 수익성(ROE) 측면에서는 인텔보다 4.8% 포인트 낮은 17.9%를 기록했다.
반면 통신과 철강, 생활용품 분야 대표 기업인 SK텔레콤, POSCO, LG생활건강은 글로벌 기업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지난해 ROE는 10.2%로 미국 AT&T(7.3%)보다 3% 포인트 가량 높았으며 POSCO는 8.7%로 -6.9%를 기록한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을 크게 앞질렀다. 생활용품 분야에서 LG생활건강은 28.6%로 미국 P&G(19.8%)를 10%포인트 가량 웃돌았다.
김상율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그에 상응하는 글로벌 최상위 종목을 찾기 힘들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리 증시와 해외 주가의 비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짙어질 경우 글로벌 1등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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