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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파업악순환 왜? 파업안하면 "어용" 취급노조계파 응집 노려 투쟁·선명성 내세우기사측도 산업 특성상 강경대응 기대 힘들어 울산=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수출 중단 사태까지 불러온 21일간의 장기파업 끝에 임금 교섭에 합의하고 27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차량 문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관련기사 현대차 노조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누적 파업일 326일. 생산차질대수 94만대, 생산손실액 10조원.' 현대차 노조가 지난 19년간 파업으로 남긴 흔적들이다. 사상 최악의 사태가 우려됐던 올 현대차 노사협상이 지난 26일 노사간 극적 타결로 일단 한숨을 돌렸다. 현대차는 노조설립 이후 94년 단 한차례를 빼고 올해까지 무려 19년간 소모적인 파업사태를 겪었다. 현대차 노조가 매년 똑같은 파업을 되풀이하는 동안 현대중공업ㆍ화섬노조 등 역대 강성노조들에는 파업이 사라진 지 오래다. 노조가 19년 동안 파업을 벌이고도 현대차가 아직 버텨내는 사실에 대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조차 불가사의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연례파업 실체를 둘러싼 의구심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파업근절 왜 안되나=총인원 4만3,000명의 현대차노조는 회사조직이라기보다는 거대 사회집단이나 다름없다. 노조위원장의 지위는 예산이나 딸린 식구들을 감안할 때 왠만한 지방 중소도시의 자치단체장에 견줄 만하다. 이 때문에 현대차 노조파업은 생계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성향이 짙다는 게 노동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 11개에 달하는 노조 내 각 계파들을 추스르고 거대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파업을 통한 노조집행부의 세결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 내 현장활동조직은 각종 선거나 투쟁과정에서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계파 지분확대를 위해 조직원들의 투쟁과 선명성 경쟁에 전력한다. 또 파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제대로 된 노조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큰 문제다. 상당수 조합원 및 제조직들은 만일 파업 없이 노사협상을 타결할 경우 결과보다는 노조 집행부를 어용으로 몰아부친다. 이 때문에 노조집행부는 매년 파업이라는 강수를 둘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노사 모두의 문제=현대차는 컨베이어산업 특성상 파업이 길어져 차량 생산대수가 줄면 도저히 생산목표달성이 불가능하다. 사측은 이 때문에 파업 때마다 노조 측에 협상 주도권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파업종식을 위한 사측의 강경대응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과거 최강성노조로 손꼽힌 현대중공업노조는 93년 사측이 두달간 직장폐쇄와 무협상이란 초강수로 대응에 나서자 끝내 백기를 들었다. 이후 이 회사는 12년 무분규 타결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 없이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사측은 얼마든지 노조요구안을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며 "파업으로 모든걸 해결하려는 강성노조의 인식을 전환하지 않는 한 파업 연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티기 힘든 현대차=현대차 고위관계자는 "노조파업으로 발생하는 생산손실은 사실상 만회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지난 19년간의 파업으로 10조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활발한 수출 덕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최대 비교상대인 도요타와의 경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위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2003년 기준 포드ㆍGMㆍ혼다 등 세계 7대 자동차 톱 메이커와 비교할 때 연구개발비 투자규모가 최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2003년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총 1조2,100억원으로 혼다(4조5,790억원), 도요타(7조4,793억원)의 각각 4분의1, 6분의1 수준에 그쳤다. 입력시간 : 2006/07/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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