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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조선소 설립으로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또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를 새로운 창업의 해로 선포했다. 한진중공업의 이 같은 변화는 그 동안 조선부문이 겪었던 성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필리핀 대통령 궁에서 아로요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선소 설립을 위한 부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곧 본격적인 조선소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MOU를 체결하기 전인 지난 달 25일 건설 예정인 필리핀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조건으로 선박을 수주하는 데도 성공했다. 오는 2007년 초 5월에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필리핀 조선소는 착공 하기 이전 일감을 확보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이 이처럼 필리핀 조선소 착공을 서두르고 일감 확보에 나선 것은 조선부문의 성장 한계를 하루 빨리 벗어버리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됐다.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영도 조선소의 협소한 부지로 인해 LNG선과 VLCC선, FPSO, 해양시추설비 등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필리핀 조선소 설립으로 대형도크에서 대형선박과 해양구조물을 건조할 수 있게 된데다 자동화 설비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유조선과 벌크선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그동안 스키드 공법 등 신기술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 온 노하우까지 결합할 경우 전 세계 조선산업에 미칠 파장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영도조선소는 필리핀으로부터 해치카바와 각종 철의장품을 안정적으로 조달받아 고부가선박 건조에 집중할 수 있는 역량도 동시에 확보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한진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필리핀 수빅만에 설립될 조선소는 70여만평의 부지에 대형 도크와 첨단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중장기적으로 영도조선소에서 건조하기 어려운 LNG선과 VLCC등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필리핀과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세계적인 조선과 해양 플랜트 산업기지로 급부상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오는 2015년까지 해상물동량과 선복량, 선박 해체량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조선 부문의 호조세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서 비롯됐다. 한진중공업은 이에 따라 오는 2010년까지 고기술 고부가가치 선박에 요구되는 신기술 개발과 혁신적인 신공법의 개발과 적용 등을 통해 조선부문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진중공업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올해 수주 목표액을 3조5,000억원으로 설정하고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또 오는 2007년에는 1조5,000억원의 수주액에 1조5,000억원의 매출액 목표도 설정했다. 2010년에는 수주금액만도 2조원을 웃돌 것으로 한진중공업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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