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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일수거사

鄭泰成(언론인)한물 간 사람을 요즘 일수거사라고 부른다나. 이 호칭엔 연민과 경멸 그리고 자조와 배척의 뜻이 묘하게 혼합되어있다. 또 그런 일수거사가 조직내에 건재하고 있거나 혹시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면 그 조직은 이미 죽은것이나 마찬가지라나. 바로 내일의 일조차 예측할 수 없을만큼 급변하는게 요즘의 세상이며 이런 격변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순발력이 요구되는데 조직내의 일수거사들이 그런 변화를 거부하고 흘러 간 노래나 읊조리고 있다면 그 조직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라는 것이다. 하긴 그럴것도 같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일수거사인가에 있다.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 감지하더라도 적절하게 대응할 능력을 상실한 사람, 아예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이 일수거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A B C D씨 ... 중 누가 일수거사인지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일일히 식별할 수 밖에 없다. 번거로울 뿐 아니라 공정치 못할수도 있다. 그래서 생년월일로써 일수거사인지의 여부를 객관적으로 식별하자고 한다. 명퇴바람을 3자 학살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30년대 생년의 사람을 몽땅 쓸어 버린 것이 명퇴바람이었다는 것이다. 요즘엔 일수거사의 범위가 40년대생까지 넓혀지고 있다. 또 정치권에서는 새 피 수혈론이 최근의 관심사가 되고있기도 하다. 나이로써 일수거사 여부를 판정하자는데엔 물론 일리가 있다. 늙은 이는 과거에 살고 젊은 이는 미래에 산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애 늙은이도 있고 늙은 청년도 있다. 개인차가 심할 수밖에 없는것이 바로 정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노해는 당연히 제거되는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패자부활의 장치도 필요하다. 나이는 많으나 정신은 젊은 사람을 위한 패자부활전이 필요하다. 건국이후 우리사회에는 거의 정기적으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었다. 정부가 바뀔때마다 다양한 명분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묘하게도 유독 정치권에만 패자부활의 장치가 갖추어졌을뿐 다른 분야에서는 한번 가면 그만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정치가들은 선거라는 바둑으로치면 패를 걸어 죽었다 살았다했지만 다른 분야의 일수거사들은 대부분 용도폐기되었다. 그래서 정치는 구태의연하고 다른 사회분야는 앞만 보고 뒤는, 돌아보지않는 돌진을 거듭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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