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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북 잠수정과 햇볕정책」
입력1998-12-20 00:00:00
수정
1998.12.20 00:00:00
우리는 언제까지 두들겨 맞고도 계속 참아야 되는 바보스런 인자가 되어야 하는가.17일 밤 북의 반잠수정이 여수 앞바다에 접근 상륙하려다 해안 경비병에 발각돼 격침되고 말았다.
북의 잠수정이라면 이제 도발이 너무 잦아서인지 경계심도 마비되는 것 같다.
『아! 또 내려왔는가』고 말할 정도로 국민은 만성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러다가 뭐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고 불안해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몇해전에 우리는 북에 쌀 주고 잠수함이 동해에 침투해 왔고 금년에는 소 보내고 잠수정이 내려왔었다. 금강산 관광선이 떠날때에는 서해 강화도 부근에 북의 쾌속선이 상륙하려다 도망친 일이 있고 드디어 자동차를 보냈더니 남해에 반잠수정이 침투해 왔다. 동 서 남해 바다 삼면이 온통 북의 침투 활동무대로 들통이 나고 말았다.
문제는 북이 우리의 전 해안선을 노리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또 잠수정을 얼마나 많이 남파침투시키고 있는지 조차도 알 수가 없다. 재수가 없어서 고장이 나고 어망에 걸리다가 이번에는 어쩌다 경비병에게 제대로 적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 침투 잠수정의 적발률은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닌 것 같다. 잠수함 타고 왔다가 생포된 북의 간첩은 몇해전에 『광어회가 먹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는 물어보나마나 강릉·주문진·속초 일대의 횟집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북에는 없는 광어회를 자주 맛보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북의 잠수정이 이렇게 우리의 바다 삼면을 온통 놀이터로 삼고 대남간첩활동을 줄기차게 벌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북이 아무리 식량이 부족하고 다수 이북민들이 굶는 한이 있어도 대남적화통일 야욕만큼은 버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북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처럼 한편으론 우리의 경협을 받아들이면서 또 한편으론 어금니를 갈면서 끝까지 남침야욕에 불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일부 언론은 북이 체제유지를 위하고 정부의 햇볕정책을 떠보기 위해서 다목적용으로 이번에 반잠수정을 침투시켰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로 아니다. 북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들은 6.25이후 한번도 대남적화노선을 바꾼적이 없다. 우리 정부의 햇볕정책은 무엇인가. 변할 수 있고 녹을 수 있는 북이 됐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북은 어떠한 햇볕정책에도 녹지 않는 북극의 극지점 얼음과도 같은 존재라는 것을 정부는 왜 모르는가. 안보의 시행착오는 국민과 역사가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정부는 햇볕정책에 대해 재고 삼고하기를 간곡히 충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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