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자사 주식형펀드 가운데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미래에셋 운용 펀드의 판매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회사인 KB자산운용의 주식형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KB자산운용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미래에셋이 미래에셋증권을 통한 판매비중을 높이기로 결정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주식형펀드의 판매를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B자산운용이 지난 9월까지 주력 상품으로 내놓았던 광개토펀드가 정보기술(IT)주와 중국관련주 약세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이 펀드의 수익률이 급격히 호전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을 통해 7월1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광개토 주식형펀드는 이달 8일까지 모두 5,046억원이 팔려 미래에셋의 3억만들기 인디펜던스의 판매액 2,353억원의 두배를 넘어섰다. 특히 KB자산운용은 국민은행의 이 같은 전략에 맞춰 ‘광개토 일석이조 주식형펀드’를 1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KB자산운용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서는 것은 미래에셋이 자사 창구를 통한 판매를 늘리면서 상품 경쟁률에 차이가 생긴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창구에서 판매된 미래에셋 펀드는 9월 말 현재 모두 1조1,271억원에 달해 전체 주식형 판매액 2조7,834억원의 40.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디펜던스의 경우에도 미래에셋 판매분과 기타 금융기관 판매분간의 수익률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어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 자사 상품 판매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미래에셋은 증권사의 점포망을 내년에 100개까지 늘려 자사 창구를 통한 판매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이를 위해 업계 지명도가 높은 윤창보 튜브투자자문 사장을 주식운용본부장(상무)으로 영입했고 3일에는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각 지점 PB 등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도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개토펀드의 수익률도 최근 들어 호전되고 있다. 7월1일부터 판매한 광개토펀드는 초기수익률 부진을 만회하고 8일에는 누적수익률 20.25%를 달성, 미래에셋 인디펜던스의 25.2%를 바짝 뒤쫓고 있다. 박지우 국민은행 투신상품팀장은 “최근 들어 광개토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지면서 점포에서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KB자산운용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