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용 화장품 용기… 체험공간 갖춘 매장… 화상 주문 시스템…
해외 다른매장 도입·검토 등 한국지사 성공 사례 역수출
| 맥도날드 신월점 드라이브스루 매장. |
|
|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화상 시스템. |
|
| 버거킹 콰트로치즈와퍼. |
|
| SK-II 피테라 미스트. |
|
서울 시내 한 유명 백화점에 자리한 SK-Ⅱ 매장. 이달 초 출시된 신제품 '피테라 미스트'가 고객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매대 한 가운데 진열돼 있다. 피테라 미스트는 SK-Ⅱ의 간판 상품인 피테라 에센스를 미스트 용기에 담아 간편하게 뿌릴 수 있도록 한 제품으로, P&G가 지난 1일 전 세계 SK-Ⅱ 매장에서 동시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특히 한국 P&G에 각별하다. 한국 여성들의 피테라 에센스 이색 사용법이 제품 개발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한국P&G의 정가윤 SK-Ⅱ 마케팅부장은 "고객들이 피테라 에센스를 별도 용기에 덜어서 외출 중에도 미스트처럼 수시로 뿌리는 것을 보고 글로벌 본사에 제품 개발 아이디어로 제안했다"며 "한국 여성들의 화장 습관이 신제품 출시로까지 이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SK-Ⅱ의 신제품 사례처럼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제품 개발이나 매장 운영에 적용하는 사례가 나날이 늘고 있다. 아이디어 역수출인 셈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SK-Ⅱ의 경우 신제품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시장 공략 방식까지 일본, 중국, 대만 등 다른 나라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지난 2013년 서울 삼청동·가로수길에서 세 차례에 걸쳐 운영했던 팝업스토어 'SK-Ⅱ 하우스'가 대표적 사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곳이 아닌 체험 공간과 카페테리아까지 갖춘 문화공간으로 운영되는 SK-Ⅱ 하우스는 이제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SK-Ⅱ의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외식 브랜드의 글로벌 역수출도 눈에 띈다. 버거킹의 '콰트로치즈와퍼'는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 정식 메뉴로 출원됐으며 호평에 힘입어 햄버거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현재는 한국과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태국, 필리핀 등 세계 각국에서 버거킹의 대표 메뉴 중 하나로 꼽힌다"며 "특히 중국에서는 역대 버거킹 신제품 메뉴 중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 맥도날드는 매장 운영 방식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본사가 눈여겨 본 경우다. 한국 맥도날드는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면서 상대적으로 땅 면적이 좁고 임대료가 비싼 국내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방식으로 매장을 설계했다. 2013년 서울 신월동에 들어선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건물의 1층을 기둥만 세우는 건축 양식인 '필로티 공법'을 적용, 매장 1층의 절반 정도를 차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 삼고 남은 공간을 주문받는 곳으로 만드는 대신 주방과 로비는 모두 2층으로 옮겼다. 한국 맥도날드 관계자는 "미국처럼 단층으로 널찍하게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내기에는 땅값과 공간적 제약이 컸다"며 "본사에서 가져온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우리 식으로 재해석해 현지화한 '한국형 드라이브스루' 모델은 이제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IT와 다양한 접목을 시도한 매장 운영 방식으로 글로벌 본사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개발한 드라이브스루 매장의 '화상 주문시스템'이 주목의 대상으로, 전국 11개 도시 총 25개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설치돼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IT 기술진이 자체 개발한 주문시스템"이라며 "소비자가 차 안에서 바리스타와 42인치 대형 화면을 통해 화상으로 대화하며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데 현재 태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의 매장에서 우리 시스템 도입을 위해 국내 IT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