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수출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16조2,000억원의 무역금융을 확대 공급하고 대대적인 '온라인 특별할인전' 등을 실시한다. 특히 정부는 민간의 91조원과 함께 116조원을 내년까지 풀어 제조업 혁신과 신시장 개척,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중장기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력 수출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제고해 지속 가능한 수출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중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기획된 온라인 특별할인전이 침체에 빠진 수출 전선을 활성화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수출 부진 타개를 위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는데 당시 대책이 수출에 즉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마케팅 위주였다면 이번 방안은 업계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지원에 방점이 찍혔다.
대책에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역금융·마케팅 애로 해소 △전자상거래 활성화 △소비재 수출 확대 △신흥시장 개척 지원 △차세대 유망품목 육성 △자발적 사업 재편 통한 경쟁력 제고 등 12개 과제가 담겼다. 우선 오는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16조2,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확대 공급한다. 또 중국 전통 '발렌타인데이'인 음력 7월 7일에 해당하는 8월20일 전후(19~21일)와 중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11월11일을 전후(10~12일)해 한국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온라인 할인전을 기획했다.
품목과 시장의 다각화와 함께 자발적 사업 재편도 유도한다. 하반기에 한국산 정품인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원샷법'으로 알려진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완료해 사업 재편 승인 기업에 과세이연 등 세제 특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력 품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간의 91조원 설비투자가 제대로 이행되고 여기에 정부의 지원 자금이 합쳐진 총 116조원이 수출 경쟁력 강화에 투입돼 효과를 일으키면 올해 5년 연속 무역 규모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민관 합동 투자 중 기업의 91조원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이뤄지는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 뒤 "한국산 정품인증 사업의 경우 도입하면 2년 정도 복제품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4월 대책 발표 후 수출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고 이번 안도 산업 체질 개선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금융이 단기 자금난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산업 구조조정과 노동 개혁 등 전체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대외 환경에 취약한 현재의 문제를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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