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올해 '제2의 내수 시장'인 중국 패션 부문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 패션 사업 매출을 넘어선다.
이로써 올해 처음으로 국내외 패션 부문이 4조원을 넘어서면서 유통, 외식 사업 등을 합쳐 총 매출의 10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26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지난 1996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17년만인 올해 중국에서 42개 패션 브랜드, 6,7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1조9,800억원에서 올해 매출 2조2,000억~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패션기업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이랜드그룹이 이처럼 중국 패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한데다 철저한 현지화 및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든 브랜드의 가격이 국내보다 30% 높게 책정돼 있고 국내와 다른 현지 디자이너가 투입돼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의 품격을 높인 덕분이라는 게 이랜드 측의 설명이다. 중국에서 1,000억원을 넘는 메가 브랜드도 지난해 10개에서 올해 15개로 늘어나 이랜드그룹은 명실공히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우뚝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 중국 매출 4,000억원 돌파가 예상되는 티니위니의 경우 과거 중국의 한자녀 정책으로 '소황제'를 겨냥한 고급스러운 브랜드 전략이 적중했다.
이랜드그룹은 또 유통이 패션을 지배하는 중국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는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0월 중국 신발 사업을 키우기 위해 이랜드가 인수하려던 미국 신발업체 컬렉티브브랜드(CBI)를 사들인 미국 울버린월드와이드와 중국 내 독점 유통계약을 맺은 것이 단적인 예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고전해온 가운데 이랜드는 유통이 브랜드를 압도하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파악했다"면서 "중국의 상위 5%를 제외한 나머지 95%가 아직 이랜드에게 미개척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 4월에는 중국에 SPA(제조ㆍ유통일괄화의류) 브랜드인 '미쏘'를 론칭하며 글로벌 SPA 브랜드로 도약을 알렸다.
그 동안 뜸들여 온 외식 사업도 중국에서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패션 영역의 확장뿐 아니라 외식, 레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출점 규제로 막힌 국내 외식 사업의 돌파구를 중국에서 찾겠다는 각오다. 현재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는 중국 3호점까지 냈고 고급 커피전문점 '카페루고'도 연 300조원 규모의 중국 외식시장에 진출했다. 이랜드는 2015년까지 대도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애슐리 매장 200개, 카페루고 매장 1,000개를 오픈해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외식산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해 알짜배기 시장"이라며 "애슐리 역시 국내보다 2배 높은 가격으로 고급화해 현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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