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득세법 개정으로 연금저축계좌가 도입됐다. 종전의 개인연금은 개별적인 금융상품에 불과했다. 연금저축계좌는 한 계좌에서 신탁·보험·펀드 등 여러 상품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운용할 수 있다. 가입자 자신이 펀드 매니저처럼 자산배분을 하고 본격적으로 연금자산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연금저축계좌는 정부가 가입자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도록 한 상품으로 세금 혜택이 크다. 우선 가입자는 매년 최대 4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 400만원을 납입하면 연말정산 과정에서 52만원 상당의 절세효과(지방소득세 포함)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입 대상에도 제한이 없고 납입·운용·지급 단계에서 모두 세제 혜택이 있어 노후 생활비를 모으려는 사람에게는 '머스트 해브(must have)' 절세상품이다.
계좌 관리 단계별 세제 혜택을 보자. 납입 단계에서는 1,800만원 한도로 불입할 수 있고 매년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운용 단계에서는 운용수익이 비과세이기 때문에 일반 금융상품에 비하면 비과세 부분만큼 재투자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세액공제 한도 이상으로 불입한 금액은 과세제외금액으로 분류돼 세제상 불이익 없이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다.
연금을 받는 수령 단계에서도 세액공제금액과 운용수익의 3.3~5.5%의 저율로 과세(일반 상품은 이자·배당소득세로 15.4% 징수)되고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은 여전히 비과세된다. 특히 연 1,200만원까지의 수령액은 분리과세로 과세가 종결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인 사람은 충분히 활용해볼 만하다.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보험, 그리고 연금저축펀드가 있다.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약정 이율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지만 연금저축펀드는 실적배당상품으로 수익률이 달라진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0년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23%, 혼합형펀드 98%, 은행신탁·보험이 4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은행신탁이나 보험은 변동성이 낮지만 장기 수익률도 낮고 펀드는 변동성이 다소 높지만 장기수익률이 높았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자신의 성향에 맞춰 상품을 선택하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장기 적립식 운영이 필요하다.
연금저축계좌는 세액공제를 노리는 직장인·자영업자뿐 아니라 가입자별로 다양한 세제 혜택을 활용할 수 있다. 학생 같은 미성년자는 운용수익의 비과세 효과를 활용해 자금을 불리다가 학자금 및 긴급자금 필요시 세액공제를 받지 않는 범위에서 과세 없이 인출이 가능하다. 주부라면 남편 사망시 배우자 명의의 연금저축계좌를 부인이 승계하여 연금 수령에 따른 세제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연금소득 분리과세 한도가 종전 공적연금 포함 연간 600만원에서 공적연금을 제외하고 연간 1,200만원까지 확대됐기 때문에 교사·군인·공무원 등 직역연금 가입자도 종합과세 부담 없이 연금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퇴직금을 받는 경우에도 연금저축계좌로 납입해 운영하면 퇴직소득세를 연금수령 시점까지 과세 이연 받을 수 있다.
적립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고, 또 인출하면서 저율 과세되고 노후 대비도 가능한 1석3조인 상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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