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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축구'와 여성성

요즘 유행하는 말에 '군대 축구'가 있다. 과거에 한국 여성들은 군대와 축구 얘기를 듣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여자와 군대, 여자와 축구는 상극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그래서 남성들이 '군대에서 축구했다'는 경험담을 늘어놓으면 여자들은 질색을 했다는 것이다. 본래 축구는 경쟁지향적이고 무지하고 우악스러운 운동으로 여겨졌다. 세차게 날아오는 공을 '대가리'로 박치기하고, 선수끼리 서로 몸을 부딪히며 다투는 몸싸움을 보아도 그렇다. 이 운동은 도무지 지혜와 꾀가 통하지 않고 미적인 감각과 거리가 먼 운동으로 치부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많은 여성이 일시에 월드컵에 몰입하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 특유의 동반심리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예 스타에게 열광하는 '오빠부대'처럼 꽃미남 축구선수에 열광하는 신세대의 출현도 목격한다. 나는 요즘 만나는 여성마다 월드컵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있는지 물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방송인 출신의 여성 교수는 자기도 월드컵 경기를 신나게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프사이드가 무엇인지 몰라 궁금하지만 경기 규칙과 상관없이 축구 열기에 빠져있다고 했다. 사실 축구는 어려운 경기 규칙이 없다. 가장 까다로운 규칙을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수비하던 선수가 급히 공을 뒤로 차서 연결하려 했는데 골이 자기편 골키퍼나 우군 선수의 몸에 맞고 튕겨져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면 골인으로 인정될까 아닐까. 이런 경우 자책골이 아니고 코너킥으로 판정난다. 자책골이 되려면 공이 곧장 골대 안으로 들어가거나 상대편 선수 몸에 맞고 들어가야한다. 그러나 이런 까다로운 규칙은 심판이 판정하면 된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관전자는 몰라도 축구를 즐기는데는 지장이 없다. 한 여대생은 어떤 스포츠를 하건 여성의 경기보다 남성의 경기가 더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는 월드컵 축제를 통해 여성들이 남성 선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축제 참여 의식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페미니즘 여성단체 간부는 월드컵의 몰입을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구별하려는 접근법에 거부감을 나타낸다. 스포츠에 향하는 관심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고 개인차의 문제라는 시각이다. 아무튼 월드컵 축구에 대한 여성 팬의 확산은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으로 부각되었다. 월드컵 열풍은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월드컵은 이른바 '선도 악대 효과'(밴드웨곤 효과)를 일으켜 여성들로 하여금 '월드컵 전체주의'의 행진을 뒤따르게 만들었다. 안병찬(경원대 교수)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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