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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힘이다] (4) 작지만 강한 기업들의 도전

中企 "납품의존 탈피 독자수출 확대기회 왔다" <br> '싸고 질좋은 제품' 경기침체·고환율에 관심 커져<br>웰크론·홈캐스트·에버다임등 실적호조 잇따라<br>판로 개척·금융 지원등 정부 종합적 뒷받침 필요


극세사 클리너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는 국내 중소기업 웰크론(옛 은성코퍼레이션)이다. 이 회사는 올해 슬로건을 '위기를 기회로'로 정했다. 이영규 회장도 어떤 술자리에 가든 건배 구호로 같은 말을 외친다. 이 회장은 "모두가 움츠릴 때 한 발자국만 도약하면 경쟁사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웰크론은 지난해 세계시장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 대비 23.5% 늘어난 527억원, 영업이익은 135.8% 증가한 3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수요 위축과 금융시장 경색으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수출 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관심의 대상에서 늘 한발 물러서 있지만 이들의 경쟁력은 국가 산업경쟁력의 근본이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신시장 개척, 해외마케팅 강화 등 수출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독자적 수출 늘려야=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한국 전체 수출의 약 32%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수출 기여도는 대기업에 비해 적으나 고용인원, 사업체 수 등 국민경제 전체에서의 위상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소기업은 한국 전체 산업의 사업체 수의 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 수출 확대는 고용 등 국민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은 대기업 경쟁력의 인프라 역할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얼마나 연구개발(R&D)을 잘 하고 좋은 제품을 납품하느냐에 따라 대기업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결정된다. 문제는 한국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은 독자적 수출을 늘려야 한다. 김영웅 KOTRA 중소기업지원처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독자적 수출을 해야 사업 자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산업경쟁력의 뿌리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더 많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 수출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홈캐스트는 지난해 인도 방송사업자인 바르티사와 손잡고 6,800만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는 등 성과를 거둬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1,637억원을 올렸다. 이 중 95% 이상은 수출로 올린 성과다. 액정표시장치(LCD) 공정 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은 일본 대기업 히타치를 제치고 LCD 디스펜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약 60%)를 지켜가고 있으며 건설기계 업체 에버다임은 지난해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 70%를 기록하며 1,480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개척 기회는 왔다=중소기업들이 수출에서 가장 애로점으로 꼽는 부분이 시장개척 분야다. 지난달 KOTRA가 개최한 트레이드코리아 행사에 참가한 중소기업 56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7%의 업체가 가장 큰 애로점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꼽았다. 김영웅 처장은 "중소기업 수출의 가장 큰 애로점이 자금 문제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와 깜짝 놀랐다"면서 "이 같은 결과는 중소기업 제품 수출을 위한 시장을 여는 데 정부와 기관ㆍ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에 비해 마케팅 비용을 넉넉히 쓸 수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대부분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틈새시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김경남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실장은 "해외 전시회와 박람회에 참가해 경쟁국 업체와 비교해보고 시장개척지원단 등과 함께 나가 시장을 둘러봐야 상품을 팔 수 있다"면서 "아이디어 상품도 경험을 통해 탄생하는 만큼 시장개척 노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경제위기 이후 중소기업 수출 루트 확대의 기회가 오고 있어 시장개척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가격 때문에 접근하지 못했던 시장에는 고환율로 기회가 생겼고 고급품만 찾던 유럽 등 소비자들이 최근 경제위기로 값싸고 질 좋은 한국 제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환익 KOTRA 사장의 경우는 이런 현상을 '역(逆)샌드위치 현상'이라고 이름 붙이고 기회요인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KOTRA 관계자는 "고환율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개발도상국 시장을 더욱 깊게 파고드는 동시에 소비패턴이 사치품 등 원하는 것을 사는 '원티즘(wantism)'에서 필요한 것을 사는 '니디즘(needism)'으로 바뀐 선진국 소비자도 공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만큼 시장 개척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종합적인 지원책 필요=중소 무역업계는 이 같은 기회요인을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기관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출 환어음 매입, 수출보험, 외화자금 추가대출 및 만기연장, 담보한도 확대 등 금융 부문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중기 수출 지원을 위해 지원을 늘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막상 금융기관 문을 두드려보면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돈이 융통되지 않아 어렵게 잡은 오더를 포기해야 할 때의 심정이 가장 참담하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사공일 무역협회장이 "금융 부문이 막혀 수출을 못한다는 얘기가 더 이상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지원 확대를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에서는 대기업 종합상사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세계 네트워크를 보유한 종합상사들이 중소기업 제품을 더 팔아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노성호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사실 중소기업 제품은 수출 규모가 작을 뿐이지 판로가 없는 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종합상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종합상사가 이 자금을 활용해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담당해주면 중소기업 제품 수출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어려울수록 중소기업들은 해외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일 수밖에 없고 그러면 곧 수출부진의 악순환에 빠진다"면서 "정부와 기관의 종합적인 중소기업 살리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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