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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南洪吉 포항공대 교수
입력2000-11-17 00:00:00
수정
2000.11.17 00:00:00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南洪吉 포항공대 교수
'오레사라(oresara)'
식물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규명하는데 성공한 남홍길(南洪吉)포항공
대교수가 이름을 지어 학계에서 인정받고 쓰이는 유전자이름이다. 이 유전자는
식물의 노화과정을 조절한다.
애기장대란 식물의 경우 약 60일간 사는데 수명이 다할 때가 되면 이 유전자가가 작동해 식물이 죽게되고, 또 반대로 이 유전자가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개체가 수명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를 응용하면 수확한 채소, 과일, 꽃 등을 장기간 신선하게 저장, 운반할 수 있다.
특히 벼의 노화를 지연시켜 약 10%의 증산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유전자의 이름도 순수한 우리말로 '오래살라'는 의미로 붙였다.
그는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자이겐티아 유전자를 98년말 세계최초로 분리한데 이어 지난 7월 노화 관련 유전자의 분자구조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식물노화와 관련된 국내 식물분자유전학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 연구진의 자질과 유전자 조작 , 식물형질조작 기술 등 기본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지만. 턱없이 부족한 연구시설과 연구비, 연구데이터는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보완해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가 94년 생체시계와 자이겐티아 유전자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섰을 때도 국내 식물분자유전학의 연구기반은 전무했다. 축적된 데이터는 물론, 아이디어를 교환할 만한 연구그룹도 없었다.
연구기간중 터진 IMF는 연구개발에 큰 부담이었다.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시약이나 연구자재를 2배이상 주고 수입해 사용해야했다.
그는 "당시 경쟁중이던 독일,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의 연구기반을 고려해 우리는 최소 3~5년은 앞선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자이겐티아 유전자를 분리하는 연구부터 벽에 부딪쳤다. 연구팀은 데이터의 부족으로 기존의 정보만을 믿고 유전자분리작업에 매달렸다. 결국 유전자분리를 위한 1년 반 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남 교수 연구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엔 전략을 바꿔 자이겐티아 유전자 주변에 존재하는 비타민관련 유전자를 먼저 분리,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결과는 대성공. 연구는 급속도로 진전돼 98년 겨울 전략을 바꾼지 1년여만에 유전자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9월엔 과학분야의 세계적학술지 사이언스지에 식물분야에서 국내 처음으로 논문이 발표됐다.
남 교수는 "연구팀이 생체시계, 개화시기조절 유전자, 식물노화 등 세계 식물학계에 지속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노력이 바탕이 돼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의 생명공학에 대한 열정은 생명공학이 기초과학에 그치지 않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과학기술 분야라는 확신에서 나왔다.
그는 "현재 국가연구소로서 농업과학기술원, 생명공학연구소 등 일부에서만 식물생명공학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는 결코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식물노화에 대한 연구를 동물에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 세포가 노화되면서 많이 발생하는 단백질 20여종을 분리하는등 연구를 진행중이다. 또 생체시계에 대한 연구, 새로운 기능의 유전자를 발굴하는 게놈프로젝트 등 생명공학분야에 남은 열정을 쏟을 계획이다.입력시간 2000/11/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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