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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전쟁 기대와 우려(사설)

국내 통신시장이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다. 셀룰러 폰(이동전화), 시티 폰에 이어 개인휴대통신(PCS)이 다음달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PCS가 나오면서 셀룰러 폰이나 시티 폰은 수성 차원에서, PCS는 가입자 확보를 위해 경쟁이 한창이다.○PCS상용화 경쟁 가열 현대는 정보화의 시대다. 지금 전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들은 정보화에 뒤지지 않기 위해 나라마다 특단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정보화에 가장 먼저 눈 뜬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정보산업은 지난 94∼96년 경제성장에 연평균 27%씩이나 기여했다. 제조업은 정보화를 통해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컴퓨터 주문은 곧 배달로 연결돼 시간을 단축시켰다. 생산현장에서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불필요한 유통재고가 크게 감소하게 됐다. 이로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정보통신분야가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재벌이나 중소기업 할 것없이 모두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복투자가 이루어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통신시장을 개방하기 시작한다. 정부는 무조건 개방에 앞서 우선 우리업체들끼리의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킨 후 국제경쟁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국제전화·개인휴대통신·주파수공용통신·발신전용 휴대전화(시티폰)·무선데이터 및 무선호출 등에 27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올 들어서도 시내전화·시외전화·주파수공용통신·무선호출 등 5가지 서비스에 10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그야말로 통신대란의 시대다. 정부는 정보통신망 고도화에 민간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상업차관 도입이나 해외증권 발행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등 각종 유인책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정책전환은 독점적인 정보통신사업을 경쟁체제로 틀을 바꾼 것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게 됐다. ○무한경쟁에 도산우려도 정보통신의 기술개발 속도는 예측이 불허할 정도로 빠르다. 셀룰러 폰이 그렇고 PCS가 그렇다. 기존의 셀룰러 폰에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등 2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제는 PCS에 한통프리텔, 한솔PCS, LG텔레콤 등 3개 사업자가 선정돼 모두 5개 사업자가 각축전을 벌여야 할 판이다. 이들 업체는 각각 조단위의 투자를 하고 있다. 좁은 나라에 5개업체가 제각기 조단위의 투자를 하면서 경쟁을 벌이게 됐으니 도산할 기업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벌써 그런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시티 폰은 사업 시작 불과 반년만에 PCS가 나오게되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PCS의 가입 예약자는 시험서비스 기간중이지만 60만명을 돌파, 시티 폰의 55만6천명을 앞지르고 있다. 셀룰러 폰(가입자 5백만명)도 위협하고 있다. 현재는 셀룰러 폰대 PCS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PCS업체끼리의 경쟁이 불을 보듯 뻔하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출혈경쟁도 예상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때 설비투자 당시 정부는 기지국 공용화를 유도했어야 했다. 이에 실패함으로써 기업은 스스로 생존의 길을 찾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중복투자는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을 가져 온다. ○해외에서 활로 모색을 우리 통신 사업자들은 국내에서 축적된 기술과 경영 노하우로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다행이 PCS에서 활용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첨단국 가운데 하나다. 이를 십분 활용,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해외에서 승리하려면 기술적 우위는 물론 경영상의 노하우 축적이 필수다. 국내의 치열한 경쟁에서 쌓은 노하우를 무기로 해외시장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해외시장의 움직임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경영상 어려움을 해외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만반의 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국내외 정보통신에 종사할 인적자원을 시급히 육성하는 일이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소프트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정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오히려 때 늦은 감조차 있다. 정보통신분야는 무한경쟁의 표본이다. 우리업체들이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경쟁, 이길 수 있도록 정부의 정선되고 세련된 정책지원이 그 어느때 보다도 필요하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만큼은 과잉투자로 인한 산업구조조정의 논의가 재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들은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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