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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소환 앞둔 재계반응] “적법절차따라 한도내 처리” 불구 수사확대엔 초긴장
입력2003-11-10 00:00:00
수정
2003.11.10 00:00:00
김영기 기자
검찰 수사의 칼끝이 기업의 회계 장부와 재무 핵심 라인에 미치고,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측에 제공한 정치 후원금 내역까지 상세하게 노출되자 관련 기업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초비상 국면에 들어갔다.
일부 그룹들은 관련 임원 소환, 계좌추적, 검찰 수사결과 등 단계적, 상황별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대책마련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론 `적법`, 수사 확대엔 `초긴장`= 기업들은 검찰수사가 확대되는 양상 속에서도 “정당한 절차에 따라 법적 한도내 처리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검찰 수사의 끝이 어디냐”며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삼성은 10일 “재무 담당 임원이 소환될 경우 장부와 자료제출 등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의 파장 확대에 따른 신인도 하락을 우려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그룹의 (자금제공) 한도가 소진돼 개인 명의로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모두 영수증 처리돼 법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LG도 “정치자금은 모두 적법절차에 따라 영수증 처리돼 문제될게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임직원 개인 명의로 기부한 것은 없으며 한도에 따라 전액 법인 명의로 영수 처리를 했다”며 “정도경영의 뜻에 따라서 자금을 제공했으며 변칙 처리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SK는 “이미 검찰에서 조사가 끝난 사안”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모금을 지시하거나 배분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SK는 한편으로 이번 조사가 전체 그룹으로 확대돼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는 정치자금의 소용돌이가 커지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법인이든 개인이든 한도내에서 기부금 처리했고 개인도 연말정산 등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히 개인 명의의 기부금에 대해 “개인 차원에서 제공했을 뿐 회사에서 개인에게 편법적으로 기부금을 전달해 제공한 것은 없다”며 일단은 `편법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그룹 일부에서는 수사가 확대돼 그룹의 전체 자금 라인에 수사의 칼날이 다가올 경우 경영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사태의 전개 방향에 우려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롯데도 수사 확대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룹 관계자는 “흑자를 낸 계열사들이 적법 절차에 따라 자금을 제공한 것”이라며 “개인 명의의 자금 제공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압수 수색땐 경영 치명타= 재계는 이처럼 그룹별 자금 제공의 `적법성`을 강조하면서도,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돼 압수 수색 등이 이뤄질 경우 그룹의 신인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A그룹 관계자는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았으나 현 상황으로 보면 재무라인 수사에 이어 일부 그룹에 대한 계좌 추적과 현장 압수 수색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압수 수색 장면이 해외 언론에 그대로 전달되면 우리 기업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B그룹 관계자는 “엄정한 수사도 좋지만 이러다가 다시 한번 총수들까지 소환되면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달했다.
C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총선 전에 수사가 마무리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연말 연초 기업들의 경영 전반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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