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가 5년 만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나섰다. 지난 2002년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상향 조정한 후 2005년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는 한 차례 더 신용등급을 올렸지만 무디스만은 요지부동이었다. 무디스는 3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재정경제부는 이에 대해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 상향에 필요한 최종 요건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 것으로 통상 절차 착수 이후 2~3개월 내에 이변이 없는 한 등급상향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이르면 오는 9월께 무디스가 현재 A3인 한국의 신용등급을 전체 21등급 중 상위 여섯번째인 A2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 검토의 배경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ㆍ유럽연합(EU) FTA 등을 통한 성장률 제고 노력,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 유지 노력, 북핵 문제 진전 등을 꼽았다. 토머스 번 무디스 부사장은 “한국의 풍부한 외환보유액과 주요 산업 수출성장세가 탄탄한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향후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여부를 최종 검토하면서 대선과 대북지원 과정에서의 건전재정 기조 유지 여부, 단기외채 등 금융기관의 외채 현황, 북핵 문제 해결의 차질없는 이행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을 확정하면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한국 등급이 비슷해지고 외환위기 이전의 신용등급 회복을 눈앞에 두게 된다. 21단계로 신용등급 체계가 무디스와 비슷한 S&P는 2005년 7월 상위 여섯번째인 A로, 24등급 체계인 피치는 같은해 10월 상위 다섯번째인 A플러스로 한국의 신용등급을 높였다. 무디스의 A2는 97년 외환위기 전 한국의 신용등급인 A1의 바로 아랫단계다. 재경부는 “이른 시일 내에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A2로 상향하도록 협의를 벌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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