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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탁상공론 이제 그만
입력2003-07-10 00:00:00
수정
2003.07.10 00:00:00
2001년 10월 정기국회.
미국 9.11 테러로 미국경제 충격파가 국내까지 미치자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댔다. 추경편성, 감세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국민들은 경기부양책이 곧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빗나갔다. `추경을 해야 된다, 안된다``감세규모를 5조원대로 늘려야 한다, 2조원대면 충분하다` 등 여여간 입씨름만 들려왔다. 그러기를 한달여. 11월 중순이 돼서야 승용차 특소세인하 등에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는 사이 경기는 빠르게 냉각됐다.
그로부터 2년반이 지난 2003년 7월 임시국회.
특검법과 함께 시급한 경제현안 관련법을 처리하기 위해 여야가 다시 모였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경기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래서 의원발의로 상정된 근로소득세 공제폭 확대, 승용차 등 특별소비세 인하 등에 대해 결론이 쉽게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역시나` 였다. 개원전부터 감세안을 두고 티격태격하더니 9일 재경위에서도 절충에 실패했다.
그 사이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특소세인하 후로 미루면서 국내 자동차업계 재고는 외환위기때 수준으로 급증했다.
2년전과 지금의 국회는 별로 달라진게 없다. 2001년에는 이듬해의 6.13 지방선거, 현재는 내년 4월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해답은 뻔하다. 정치권에게는 민생보다는 표가 급하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야의 행태는 내년 총선을 앞둔 기싸움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제출된 추경조차 삭감될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5조~6조원으로 증액하자는 여당이나, 대폭적인 감세를 통해 국민에게 생색을 내보려는 야당이나 민생을 외면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재경부 등 정부도 정책혼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3일 특소세인하를 기정 사실화하고 재경위 통과를 장담하다 정치권의 논란에 부닥치자 눈치만 보고 있다. 정치권에 휘둘리는 나약한 모습만 보일 뿐 국민들에게 정책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지만 이런 역사의 반복은 보고 싶지 않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민생을 우선시하는 국회,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신뢰받는 정부`를 보고 싶다.
<임석훈기자(경제부)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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