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귀여운 후배’ 장정이 우승한 웨그먼스LPGA대회는 내게 안타깝지만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 경기였다. 1타차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서 우승 욕심이 났는데 초반에 무너져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대회 내내 샷 감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어느 대회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욱 커져서 기쁘다. 아마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을 마친 직후 올랜도 집에 갔을 때 브라이언 모그 코치와 함께 스윙을 점검하고 교정한 결과인 것 같다. 전반적으로 거리도 늘었고 특히 고민하던 우드의 거리 문제를 해결한 듯해 반갑다. 그 동안 남들은 ‘우드의 마술사’라고 칭찬해주었지만 나 스스로는 고민이 많았다. 우드로 스핀을 먹여 멈춰 세울 수는 있지만 남들에 비해 멀리 보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종전에 나는 우드 샷을 할 때 볼의 위치를 스탠스의 중앙에 가깝게 놓았다.(사진 1) 다른 골퍼들이 보통 왼발 안쪽에 놓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그러다 보니 다운블로우로 볼을 때리게 되면서 우드로 치더라도 스핀이 많이 걸려 그린에 떨어진 볼이 바로 멈춰 서곤 했다. 이 방법은 마음 놓고 볼을 칠 수 있고 정확하게 때려낼 수 있는 비법이다. 모그 코치와 스윙교정을 할 때는 코치 조언에 따라 볼을 한 개에서 한 개 반 정도 왼쪽으로 옮겨 놓고 쳐 보았다.(사진 2) 사실 습관이 되었던 볼 위치를 바꾸는 게 쉽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안 해보던 것이라 자신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치 말은 무조건 믿기로 작정한 터라 의심없이 연습했다. 그랬더니 평소보다 볼이 높이 뜨면서 비거리가 약 10야드쯤 늘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 방향이 약간씩 빗나가기도 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그래서 앞으로는 우드 샷을 할 때 컨트롤이 필요할 때는 스탠스 중앙쪽에, 거리를 내야 할 때는 왼 발쪽에 볼을 놓는 방법을 쓰려고 한다. 보통 아마추어들은 우드는 무조건 왼발쪽에 볼을 놓고 쳤을 테니 나와는 반대로 새로운 샷을 연습하는 게 좋을 듯하다. 다른 클럽을 잡을 때도 컨트롤이 필요하면 볼을 평소보다 오른쪽으로, 거리를 내려면 왼쪽으로 약간씩 옮기는 응용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혹시 7번 아이언이하의 짧은 아이언을 잡고 거리를 내려고 할 경우는 볼을 옮기는 방법이 적당하지 않다. 숏 아이언은 어퍼블로로 쳐도 제 탄도보다 높이 떠 비거리가 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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