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 전환 신호로 보기 어려워 종목장세 지속될듯<br>글로벌증시 강한 하방경직성에 하락 가능성도 낮아
 | 설 연휴 기간 동안 미 증시가 급등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폭등하자 증권선물거래소의 한 직원이 지수 그래프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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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모처럼의 해외발 겹호재로 급등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4.58포인트(5.91%) 오른 1,157.98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상승폭ㆍ상승률 모두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설 연휴 기간 글로벌증시의 강세 및 독일 반도체업체 파산에 따른 국내 업체 수혜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추세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설 연휴 동안 호재 만발=이날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는 크게 두가지 호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단 설 연휴를 맞아 우리 증시가 휴장한 사이 글로벌증시가 순항했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크로 경제지표 영향으로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일본 증시 역시 전날 5%가량 급등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휴기간 동안 금융부실 우려가 완화된데다 뉴욕과 유럽 일부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증시가 상승한 것을 국내 증시가 한번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에는 전기전자업종이 10% 가까이 오르며 지수급등을 이끌었다. 독일 키몬다 파산으로 국내 IT업체들에 대한 반사적 수혜가 예상되면서 삼성전자가 10.52% 급등하는 등 해당 종목이 대거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키몬다의 파산에 따라 반도체 시황의 조기회복 기대감이 증폭됐다”며 “이 영향으로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D램업체들이 급등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박스권 장세 예상=이날 우리 증시가 오랜만에 화끈한 모습을 내비쳤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한 증시 불확실성을 감안해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의 상승을 추세 전환의 신호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시경제지표가 악화될 여지가 있고 기업실적전망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어 지수는 1,050~1,20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글로벌증시가 강한 하방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각종 악재가 증시를 엄습해 투자심리를 훼손시키고 있지만 특정 지수대가 강한 지지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가 8,000선(다우지수 기준)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고 일본이나 유럽ㆍ국내 증시도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메가톤급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의 주가하단이 붕괴되지는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목장세 계속될 것=전문가들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종목별 접근전략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사이 갈 곳을 잃은 유동성이 정책 관련주나 기관 순매수주로 쏠릴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개별종목 혹은 테마주로 몰리면서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수익률 갭 메우기가 나타날 수 있다”며 “박스권 하단부(코스피 1,000~1,050선)에서는 경기민감주 및 정책 수혜주를 공략하되 상단부(1,200선)로 갈수록 수익률을 확정시키고 경기방어주로 교체매매에 나서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짧은 반등에 나서는 가운데 종목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관투자가들의 수익률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전망이 양호하고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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