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는 사실 정보기술(IT) 기업이라고 불려도 손색없다.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월트디즈니는 인력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빅데이터를 쓴다. 수집된 정보는 테마파크 입장객 수, 예약호텔 객실 수, 디즈니월드가 위치한 올랜도 지역 날씨 등이다. 이를 분석한 뒤 향후 6주간 필요한 직원 수와 업무 분량을 예측한다. 예컨대 올랜도에서 비가 올 때 입장객 수가 줄고 그에 따라 호텔 객실 예약도 일정 부분 줄어드는 추세를 보고 인력을 실시간으로 재배치한다는 것.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신경제 시대, 이제 빅데이터가 세 번째 생산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새로운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도구로 부상하는 것이다. 신신애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장은 "빅데이터는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와 제조·유통·금융·의료·방송 등 전산업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이 성장할수록 빅데이터는 우리의 모든 삶을 바꿀 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빅데이터는 기업 경영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운송업체 DHL은 운송에 있어 거의 모든 변수를 모아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한다. 변수는 교통상황, 수신자 상황, 지리·환경적 요소 등을 파악한다. 그랬더니 배송 실패율을 거의 '제로수준'으로 만들고 불필요한 연비 지출도 절감했다.
미국의 대표적 통신사 AT&T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치기반 타기팅 모바일 광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광고주의 위치 권역 내에 이용자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메시지를 보내 이용자 행태에 맞는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 후 상점 방문 가능성이 80% 가까이 증가했다.
컨설팅업체 액센추어에 따르면 글로벌 대기업 중역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92%가 빅데이터 프로젝트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또 89%가 비즈니스의 디지털 전환에서 빅데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국내 기업들도 빅데이터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등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는 SK플래닛의 '티맵'.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은 빅데이터 활용의 단골 사례다. 티맵은 빅데이터 기반의 내비게이션. 티맵의 데이터는 단순한 위치 정보 외에 출발지, 목적지 정보, 주행 정보 등 구체적인 정보가 축적된다.
티맵의 빅데이터 서비스 활용도는 높다. 서울시와 SK텔레콤은 통화량 정보, 택시 운행정보 등을 분석해 티맵을 통해 '택시 잘 잡히는 곳' 등의 교통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이 서비스는 한 달 100억건 이상의 SK텔레콤 통화량을 활용한 유동인구 정보와 서울시 택시 승하차 공공정보, 기상정보 데이터를 융합해 분석했다. 티맵에서 요일과 날씨·시간별로 이용자에게 택시를 쉽게 탈 수 있는 지역을 제시하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업체 '네시삼십삼분'은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팀이 따로 있는데 데이터 관리 경력 12년, 총 6명이 전문 인원이 상주하고 있다. 하루 7.1기가(GB)가량의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며 이용자와 시장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것. 업계에서도 차별화된 빅데이터 분석으로 신생 모바일게임 업체임에도 모바일RPG게임 '블레이드로' 6개월 만에 매출 9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최초 기록이다. 단일 시장 매출만으로 5월에는 전세계 구글플레이 매출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많은 산업군일수록 빅데이터의 가치는 늘어난다.
유통업체 홈플러스가 그 대표적 사례. 홈플러스는 전국 마트, 체인 매장, 온라인 사이트 등 자사의 다양한 채널 내 고객 데이터를 통합 처리함으로써 고객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자사 마트와 점포에서 발생하는 영수증 데이터는 약 10억건. 홈플러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빅데이터 분석을 본격 시작했다. 오프라인 점포 계산대의 대기열 현황을 한눈에 파악, 계산대를 추가로 배치함으로써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고객의 기존 구매 이력과 패턴을 분석해 원하는 행사 상품이나 이벤트 내용만을 안내하도록 해 더 정교한 맞춤 쇼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정부 역시 빅데이터 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해에 추진한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 수립 지원' 사업과 '소상공인 창업지원을 위한 상권분석·점포평가 서비스'가 있다. 올해는 산업 발전과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기 위해 유통·관광·의료·제조 분야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신애 부장은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문화기 중요하고 이 같은 빅데이터 활용은 조직의 필요와 요구에 기반해야 한다"며 "조직별 환경과 필요에 맞는 기술 기반 선택도 잘 이뤄져야 한다"고 빅데이터 활용 요건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가 만나면 개인의 삶도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빅테이터가 잘못된 특정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 아울러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정보의 소유권 문제도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이렇다 보니 빅데이터 산업이 발전할수록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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