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안에 금속광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듣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는 의외로 많은 금속이 매장돼 있다. 분리수거함에 담긴 음료수나 통조림 캔들은 가장 찾기 쉬운 도시 내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버려진 TV나 컴퓨터ㆍ휴대폰 같은 가전제품들은 최근 주목 받는 도시 내 금속자원이다.
도시광산이란 '산업원료인 금속자원이 제품 혹은 폐기물의 형태로 생활 주변에 소량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돼 양적으로 광산의 규모를 가진 상태'로 정의된다.
일반 광산과 마찬가지로 도시광산 역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광물이 채취 및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매장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만 도시광산의 다른 특징은 국가의 경제발전 정도, 국민소득 및 재활용 의식 수준에 영향을 받는 점이다.
아직 도시광산과 관련해 표준화된 통계는 없으나 환경부 추정에 의하면 10대 전기전자제품과 자동차의 재활용을 통해 얻는 주요 금속의 양은 연간 82만5,000톤이며 해당 금속의 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해당 금속의 웨이스트 및 스크랩 수입액과 비교할 때 1.3배에 해당한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한국 도시광산에서는 매년 4조3,000억원의 가치에 해당하는 매장량이 발생하며 누적된 총 가치는 46조4,000억원이라고 한다.
도시광산에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인 일본의 경우 버려진 금속의 재활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자원확보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도시광산에는 금 6,800톤(전세계 금 매장량의 16%), 은 6만톤(전세계 은 매장량의 22%) 등 적지 않은 금속자원이 축적돼 있다.
우리나라는 도시광산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도시광산 형성의 전제인 자원의 재활용 비율이 미국ㆍ일본ㆍ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게 문제다. 또한 도시광산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은 일본 등 해외 업체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관련 기술의 경쟁력은 선진국 대비 낮게는 20~30%(희소금속 폐기물의 상용화 기술)에서 높아야 80~90%(금ㆍ은 등의 스크랩 기초기술)에 불과하다. 도시광산의 육성이 자원수입의 중요한 대안 중 하나인 만큼 재활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김필수 선임연구원
<용어설명>
▲ 희소금속: 수요에 비해 공급이 어려운 금속. 한국은 35개의 희소금속을 지정 및 관리.
▲ 10대 전기전자제품: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에어컨디셔너, 오디오, 컴퓨터, 이동전화단말기, 복사기, 팩시밀리, 프린터 등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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