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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홍콩위기」 개입 초읽기/독자해결 천명 불구
입력1997-10-28 00:00:00
수정
1997.10.28 00:00:00
정상범 기자
◎“악화땐 본토도 타격”/곧 안정화대책 예상홍콩 금융시장이 위기에 몰리면서 「1국가 2체제」로 상징되는 중국의 대홍콩정책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또 홍콩의 금융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본토의 경제 발전이나 정치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7월 주권이양은 용(중국)이 여의주(홍콩)를 문 것으로 비유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홍콩이란 로켓트를 달게되어 가속화될 것이란 뜻이다. 중국의 외국인투자 유치나 대외무역은 사실 홍콩을 빼놓고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홍콩의 위기가 수습되지 못한다면 중국의 국제 신뢰도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게다가 홍콩이 무너진다면 다음 사냥감은 바로 중국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노웨스트사의 수석분석가인 손성원은 『홍콩이 통화위기 도미노현상의 종착점은 아니다. 그 다음엔 분명히 중국이 공격대상이 될 것이고 그럴 경우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홍콩이 고집스러울 만큼 미달러화에 대한 고정환율제도(미달러당 7.78홍콩달러)를 고수하는 것도 이같은 정치적 상황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환율제야말로 홍콩이 중국의 통치아래 경제적 안정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공인받을 수 있는 핵심이라는게 홍콩측의 판단이다.
중국정부는 일단 직접적인 시장 개입을 꺼리고 있다. 중국 외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1국가 2체제에서 중앙정부는 외교·국방분야만 관여할뿐 홍콩특별행정구가 모든 문제를 관리하게 된다』면서 『중앙정부가 달러가치 지지를 위해 외화 보유액을 쏟아붓는 등 금융시장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미시카고 경영대학원의 마빈 조니스 교수는 『중국정부는 홍콩달러화를 지키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외화보유액을 고갈시킬 만큼 막대한 자금을 허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홍콩 특별구의 독자적인 힘만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는 힘든 형편이다. 홍콩경제의 양대 축인 부동산시장과 은행부문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도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따라서 중국정부의 대외적인 발표와는 달리 홍콩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안정화대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개입시사도 홍콩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홍콩달러가 일단 안정세를 되찾을 수도 있겠지만 홍콩경제의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만일 홍콩이 더이상 중국의 금융창구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 영향은 중국본토로 파급될 것이다. 특히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가 사라진다면 중국이 개방구호를 버리고 경제를 다시 통제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조니스 교수는 『중국경제의 원동력은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능력에 달려 있다. 홍콩을 관리하지 못하면 중국경제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홍콩이 자본주의 모델로서의 존재가치를 상실하면 본토에서 개혁반대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개방정책의 속도도 그만큼 느려질 수 밖에 없다.
바로 이런 이유때문에 홍콩이 과연 「아시아의 진주」로 그 명성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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