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호 크기 대작에 담은 '고향의 풍경' 고희 맞는 류병엽 화백 갤러리 현대서 개인전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가을의 월출산 올해 고희를 맞는 류병엽 화백이 오랫동안 작업해 온 대작 40여점을 갤러리 현대에서 선보인다. 50호 미만의 작품들은 간간이 전시를 해 왔지만, 100호 크기 이상의 대작을 선보이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 빨강ㆍ파랑ㆍ노랑 등 원색을 대비하며 캔버스를 빈틈없이 메운 큰 그림들이 걸린 전시장은 강렬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캔버스에 금을 그어 화려한 원색으로 풍경을 담아낸 그의 작품을 처음 보면 동양화라기 보다 서양화라고 하기가 쉽다. 동양화는 흑백의 조화와 여백의 미(美)가 먼저 떠오르지만,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이로써도 어쩐지 부족하다. 성황당의 신목(神木:헝겊ㆍ천 등이 걸려있는 나무), 색동 저고리 등 오방색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기본 색상이며, 사찰의 단청이 지닌 화려함은 색채 마술사라 불리는 서양의 야수파에 비교해도 한 점 뒤지지 않는다. 동양화에 대한 편견을 벗어던지고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어릴 적 할머니의 환한 웃음과 김매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잊고 지내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일관된 작가의 주제의식 덕분이다. 평범한 주변 생활과 추억을 구체적으로 형상화 한 그의 작품에 담긴 고향은 풍요롭고 따뜻하다. 류 화백은 “언젠가 문득 고찰의 단청을 보면서 ‘저 속에 내 그림이 있구나’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며 “유화를 쓰고 색감이 화려해 서양적이라고 하는데 내용은 나의 기억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지극히 한국적”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색채와 색면 분할로 평면성을 강조한 그의 한결 같은 작품은 우리 마음 속에 꿈틀대는 생명력과 전통의 미감을 살려냈다. 전시는 4월 22일까지. (02)734-6111 입력시간 : 2007/04/01 18:46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