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풀어질 찰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단통법 시행으로 10월 휴대폰 번호이동 판매량이 전년 대비 세 토막 나면서 전체 소매판매가 다시 뒷걸음질쳤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생활필수품 중심의 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백화점이나 전문 소매점에서 이뤄지는 소비성 지출도 여전히 큰 폭의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4%, 전년 동월 대비로는 0.3%가 각각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지난 4월 전월 대비 1.4% 감소했던 소매판매는 이후 미약한 회복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10월 들어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다시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소매판매가 급감한 가장 큰 원인은 10월 단통법 시행으로 휴대폰 판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휴대폰이 포함된 통신기기 판매는 전월 대비해서는 16.5%, 전년 대비해서는 무려 24.9%가 감소했다. 휴대폰 번호이동 판매대수도 지난해 10월 107만대에서 10월 37만대로 세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렇다 보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전월보다 4.2% 증가했음에도 전체 소비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른 추석과 단통법이라는 돌발 변수 탓에 전체적인 소비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면서도 "다만 이 같은 돌발 변수를 제외하면 미약하지만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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