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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탐구하는 조각전 잇달아

월드컵의 축제가 아직 잔영으로 남아있지만 사람들은 서둘러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쯤해서는 동적은 율동을 멀리하고 정적인 공간 속에서 이색적인 인간 군상과 마주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서울 강남의 화랑가에서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조각전이 두 곳에서 열린다. 이영섭과 장대일의 조각전이 그것으로 아직도 '대~한민국'의 환청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그 곳에 가면 전해 색다른 웃음과 그리고 풍자와 만나면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화랑(02~549-7574)에서는 이영섭 조각전을 3일부터 13일까지 연다. '한국인의 원형적 얼굴'을 주제로 삼은 이영섭의 조각은 시간을 역류하면서 만나는 경험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이영섭의 작업실은 이제는 터만 남은 고달사의 빈터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여는 돌 조각처럼 밖에서 안으로 깍아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마사토 위에 이미지를 드로잉한 후에 그 형상을 거꾸로 파낸 후 콘크리트를 매장한 후에 그것을 출토함으로써 작품이 완성된다. 목수인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장인 정신과 어린 시절 조부의 묘비 앞에 놓인 허물어진 화강석을 매만지던 기억이 그의 작업 장식과 사고를 결정지을 만큼 크게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작업 방식이 보통의 조각 논리를 전복시켜 과거를 현재 속에서 재현하듯이 그의 미의식도 환원적이며 회귀적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02~544-8481)은 4일부터 13일까지 장대일 조각전을 갖는다. 장대일은 해학적이고 과장된 표현의 인체조각들로 물질적 풍요를 우선시하는 오늘의 사회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브론즈로 조형된 팽팽하게 부풀거나 늘어진 살들의 토루소들을 지속적으로 작업해 온 장대일은 이번 전시에서 양감이 두드러지는 인체조각 25 여점을 실내와 야외에서 함께 선보인다. 장대일 조각은 콜롬비아의 군인과 부르주아들을 풍자적으로 빈나한 보테로 작품 속의 뚱보 인간들을 연상시킨다. 장대일은 우스꽝스럽게 주름잡힌 살집의 조각들을 통해 물질적인 것이 우선하고 남아도는 것들이 한쪽으로만 가득 차있는 현실을 우회적 표현으로 담아낸다. 이용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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