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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 신부 돈 훔쳐 달아난 신랑 혼인무효
입력2003-06-26 00:00:00
수정
2003.06.26 00:00:00
최수문 기자
결혼식도 치르지 않고 혼인신고만 한 채 신혼여행을 떠났다 첫날밤에 신부의 돈을 훔쳐 달아났던 신랑에게 혼인은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신부 A씨가 신랑 B씨를 만난 것은 작년 11월 모 결혼소개소를 통해서 였다. A씨는 신학대를 나와 다단계 판매회사의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평생 책임질 수 있다는 B씨의 말에 속아 만난 지 이틀 만에 성 관계까지 가졌다. B씨는 지하철에서 신용카드를 도난 당했다며 A씨의 신용카드로 양복을 사는 등 사적 용도에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신용카드를 통해 2,400여만원을 만들어 자신의 통장에 입금시켜 버렸다. B씨의 행동에 의심을 품은 A씨는 신용카드 대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고, 다급해진 B씨는 “나를 못 믿으니 혼인신고를 하자”고 제안, 12월 초에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이들은 혼인신고 후 부산으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당일 밤 신랑 B씨는 A씨가 핸드백에 넣어둔 현금 2,000여만원을 갖고 도주해 버렸다.
서울가정법원은 26일 “두 사람의 교제과정 등을 살펴볼 때 B씨는 처음부터 혼인생활을 유지할 의사 없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두 사람의 혼인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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