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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3.7%성장 의미] 경기 "바닥 다지기"
입력2001-05-22 00:00:00
수정
2001.05.22 00:00:00
내수·투자 아직부진 본격회복 단정 일러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우리 경제의 1ㆍ4분기 성적표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지속된 경기하강국면에서 벗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부실하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우선 지표상으로 볼 때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경기침체가 더 이상 악화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즉 앞으로 우리경제가 저점을 찍고 상승국면에 본격 진입할지에 대해서는 확신할수 없지만 최소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당초 급락이 우려되던 1ㆍ4분기 GDP성장률이 3%대 후반을 유지했고 계절조정변동 실질 GDP가 지난해 4ㆍ4분기 마이너스 0.4%에서 올해 0.3% 성장으로 반전했다.
여기에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체감경기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지난 4ㆍ4분기 마이너스 3.3%에서 올 1ㆍ4분기 0.6% 상승으로 반전, 앞으로 경기가 호전될 수 있다는 희망을 커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와 투자가 부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성장이 반도체 등 특정업종의 수출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우리의 수출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성장내용
1ㆍ4분기 성장의 내용을 보면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중심의 수출이 성장을 주도해온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생산측면을 보면 제조업이 전년 동기대비 4.3% 증가했으나 반도체와 정보통신 기기를 제외하면 마이너스 2.3%를 기록했다.
지출의 측면을 보더라도 민간소비는 0.9% 성장에 그친 반면 재화수출이 8.5% 증가,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전년동기 51.0%에서 130.4%로 급증했다. 수출에 의존한 우리경제의 실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수출이 반도체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물량기준으로 수출량을 늘려 달성한 수치란 점이다.
이에 따라 GDP는 3.7% 늘었지만 교역조건 악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6% 성장에 그쳤다.
◇경기 호전될까
경기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는 지표는 계절조정 분기별 경제성장률 순환변동치이다. 전분기 대비 GDP성장중 계절적 요인과 추세적 요인을 제거하고 순환적 요인만을 수치로 만든 것이다.
한은은 이 순환변동치를 볼 때 98년 3ㆍ4분기가 단기 저점이고 지난해 3ㆍ4분기가 정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실질 GDP는 올 1ㆍ4분기 플러스로 반전했지만 이 순환변동치는 여전히 하강국면을 보이고 있다. 지표상으로 상승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은 정정호 경제통계국장은 "경기가 크게 나빠질 가능성도 적지만 성장 견인차인 수출이 줄고 있어 경기가 갑자기 좋아질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성장이 반도체 등 정보통신 업종의 수출증가에 의해 견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전세계 IT산업의 부진은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 내수와 생산,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내수는 전기대비 민간소비가 1.4%줄었고 정부소비는 3.8%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활황,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대책, 기업인 등 경제주체의 심리호전 추세등을 볼 때 앞으로 소비와 투자가 늘면서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1-3분기 이후의 경제상황을 예고하는 국내총소득(GDI)가 올 1ㆍ4분기에 상승반전했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GDP 통계가 향후 V자 형태의 경기회복 신호는 아니지만 최소한 L자 형태의 장기 침체는 탈피한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은 정 국장은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점을 확인해 가는 시기로 판단된다"며 "수출과 교역조건의 회복에 따라 경기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연구위원은 "4,5월의 여러 경기신호로 볼 때 올 1ㆍ4분기가 경기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의식기자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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