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지난 2ㆍ4분기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으면서 소비 회복세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07년 2ㆍ4분기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2ㆍ4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0년=100)는 71.3으로 전분기 대비 3.6%나 떨어졌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도 1.5%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이 지수가 71.3이라는 것은 100개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으로 71.3개만 수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지난해 3ㆍ4분기 71.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4ㆍ4분기 73.6으로 반등한 후 올해 1ㆍ4분기 74로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2ㆍ4분기에 다시 최저치에 근접했다. 이처럼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실질 소득이 국외로 빠져나가면서 그만큼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ㆍ4분기에는 수출단가와 수입단가가 모두 상승했으나 수입단가가 훨씬 많이 오르면서 교역조건을 악화시켰다. 수출단가는 석유제품과 경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3% 상승한 데 반해 수입단가는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5.2% 상승했다. 한편 총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 지수는 161.3을 나타내 전분기보다 2.9%, 지난해 동기보다 8.8% 상승했다. 상품 교역조건지수가 나빠졌는데도 소득교역조건 지수가 개선된 이유는 수출 물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10.4% 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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