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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속성장 가능한 코스닥시장
입력1999-11-02 00:00:00
수정
1999.11.02 00:00:00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되는 등 우리 모두가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부를 포함한 경제주체는 과거의 압축성장에서 발생한 폐해를 해소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중소·벤처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이었다.특히 한국은 미국과 달리 기업의 자금조달이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에 의존,직접금융시장인 증권시장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간접금융은 담보력이 있고 상호보증이 가능한 대기업 위주로 이뤄졌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전용의 직접금융시장인 코스닥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고용창출, 신기술 응용, 산업구조 변화에 탄력적인 대응을 중소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확산됐다.
더욱이 90년대 중반 미국 경제호황의 견인차는 바로 벤처기업이었음이 증명됨에 따라 정부도 벤처기업의 활성화에 진력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등록법인에 각종 세제혜택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자금조달이 용이하도록 일반공모증자, 전환사채, 주식인수권부사채의 발행도 상장법인과 동일한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같은 정책으로 코스닥은 활기를 띠게 됐고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올들어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4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배이상 증가했으며 주가지수는 연초 대비 120% 올라 활황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자금조달 실적을 보면 유·무상증자를 통해 2조8,900억원, 회사채 1조3,700억원, 공모금액 2,04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을 이미 상회하는 등 양적, 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코스닥이 이제 거래소시장의 전단계적, 보완적인 시장이 아니라 유망벤처, 중소기업의 직접자금 조달시장이라는 본래의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의 이념을 벤치마킹한 지 3년만에 이룬 성과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동안 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투자자보호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 「묻지마 투자」라는 시장의 투기장화 방지, 공모가격 거품제거, 시장안전판의 마련 등은 코스닥이 한국의 나스닥으로 성장하기 위한 선결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참여자, 투자자, 증권회사 및 관련기관의 인식전환과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는 새로운 각오가 선행돼야 한다.
벤처인 양 하는 벤처의 등록방지는 사전적, 직접적 규제를 통해서는 이룰 수 없다. 주간사인 증권회사가 경영자의 기업가정신, 기술경쟁력, 철저한 리스크분석 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투자자도 기업내용을 정확히 파악해 투자하는 합리적 투자관행이 정착돼야 한다. 물론 기업이나 관련기관이 정보의 신속하고 정확한 공시를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기업은 주주중심의 경영을 전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공개를 창업자의 이익실현이 아닌 기업의 지속성장의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자면 공개를 통해 새로 자본참여하는 투자자에게도 적정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도 벤처캐피털에 의한 벤처기업의 발굴·육성이 이뤄지도록 유인해야 한다. 최근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엔젤의 30%정도만 벤처기업의 창업 및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미국의 83%, 영국의 69%에 비해 극히 부진했다. 경영참여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해 투자수익을 올리는 진정한 벤처캐피털의 육성을 위해 차별적인 세제혜택도 고려해야 한다.
무릇 모든 시스템이 그러하듯 코스닥시장도 살아움직이는 유기체다. 구성원인 증권사, 기업, 투자자 모두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시장구축을 위해 노력할 때만 코스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吳丁煥(한국증권업협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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