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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소프트웨어 기업인 아로마소프트는 지난 2007년 상장 후 만만찮은 '상장통(痛)'을 겪었다. 상장 직후 포스텍기술투자와 손잡고 말레이시아의 팜 농장에 투자했다가 예상에 못 미치는 수익에 당황했고 2010년에는 아로마소프트보다 덩치가 큰 게임업체 '이프' 인수계획을 발표했다가 실사과정에서 뒤늦게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됐다가 올 5월에야 벗어날 수 있었다.
18일 구로디지털밸리 사옥에서 만난 이현진(42∙사진) 아로마소프트 대표는 이 같은 '과거'에 대해 "외형확대와 사업다각화에 대한 의지는 있었는데 증권 분야나 인수합병(M&A)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다 보니 생긴 일들"이라며 "본업에 매진해 실적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과거의 다이내믹한 사건들로 인해 오해와 불신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적으로 뒤집겠다"는 게 이 대표의 다짐이다.
아로마소프트의 본업은 물론 모바일 소프트웨어다. 포항공대 출신의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이 대표는 여전히 사내 신기술 개발 태스크포스(TF)의 팀원으로 개발 업무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대표가 내세우는 아로마소프트만의 기술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스마트폰의 부팅시간을 30초에서 6초로 줄이는 '젯부트(JetBoot)' 기술이 대표적이다. 부팅시간을 단축한 것만으로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지는 않는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일으킬 기술은 아니지만 제조사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백번 이상 기기를 껐다 켜는 시험을 거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생산효율이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젯부트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케이블TV∙스마트TV 셋톱박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3차원(3D) 사용자경험(UX) 관련 기술이다. 3D UX 기술은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띄워 보는 앨범 자켓이나 사진 등에 3D 효과를 추가해 사용자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의 화보를 넘길 때 바람에 휘날리는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이 기술은 4차원 홀로그램 기술과도 연결된다.
이 대표는 "예를 들어 '장화 신은 고양이'를 읽다가 고양이의 프로필을 홀로그램으로 띄워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반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은 홀로그램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부품이 단가가 비싸지만 이르면 2~3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아로마소프트는 일반 휴대폰을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도 세계시장에는 스마트폰보다 일반 휴대폰을 쓰고 있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게 이 대표의 이야기다.
아로마소프트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를 포함한 대기업 제품에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3D UX 엔진은 휴대폰 제조사가 아닌 국내 대기업이 탑재를 준비 중"이라며 "젯부트의 경우 국내외 휴대폰 제조사들과의 도입 협상을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마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특히 젯부트가 올해 내 휴대폰에 탑재돼 매출이 발생하면 올해 매출이 최소한 170억원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아로마소프트의 매출은 85억원이었다. 아로마소프트는 현재 모바일 위젯, 광고 플랫폼 분야에서 LG∙팬택 등과 협력사 관계로 전체 인력은 80명, 이 중 기술인력은 7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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