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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관광활성화 대책] 신용등급 미달해도 투자자격… 4~5곳 줄줄이 인천 상륙하나

■ 외국인 카지노 진출 완화

BBB 이상만 가능했지만 비현실적 규제 지적에 개선

'큰 손' 중국 관광객 유치

청년 실업 해소 도움 불구 내국인 출입 요구 땐 논란

정부가 국내 카지노 투자 요건을 사실상 완화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의 파라다이스 카지노에서 한 고객이 게임을 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정부가 3일 관광진흥확대회의를 통해 외국인의 국내 카지노 투자 요건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외국계 카지노가 인천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줄줄이 상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투자자 자격 요건을 신용등급 BBB 이상만 가능하도록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는 구조적으로 부채가 많고 현금 유동성은 풍부한 국제 카지노 사업자의 재무 상황에 비춰볼 때 비현실적 규제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 신용등급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능력을 감안하도록 투자자 자격 요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투자 요건을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투자 조건이 완화될 경우 외국계 카지노의 국내 진출이 한층 쉬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투자 의향을 밝힌 곳은 중국계 개발 업체인 리포와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회사인 리포앤시저스(LOCZ)와 일본계 오카다 홀딩스 정도다.

이들 사업자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복합리조트 사전심사를 청구했으나 자격미달로 떨어졌고 올해 LOCZ가 재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 밖에도 미국의 윈(Wynn)을 비롯해 대만 업체 등 총 4~5개 외국계 카지노가 국내 시장 진출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되면 투자 계획이 보다 가시화되는 사업자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외국계 카지노 사업자에 대한 전향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것은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내수 활성화 및 고용 확대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와 마카오로 쏠리는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대규모 외화를 획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지노 업계의 특성상 국내 청년 실업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싱가포르와 마카오·필리핀 등 경쟁 국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인천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에 최소 4~5개의 카지노가 집적된 관광 단지가 들어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 복합리조트와 의료 관광 등이 결합될 경우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지노 규제 완화에 대한 반발도 여전히 거센 편이라 정부의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일부 여론은 여전히 '외국계 카지노가 내국인 카지노를 겨냥하고 한국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국내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업체의 한 사장은 "외국계 업체는 결코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운영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년 후 반드시 내국인 카지노 허가를 요구할 텐데 그때 더 커다란 논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답보 상태인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외자 유치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외국계 복합리조트 건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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