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들이 소모임, 웨딩, 돌잔치 등 연회 서비스를 확대하며 불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식음료를 동반하는 연회 상품의 경우 매출 비중이 객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데다 최근 젊은 층의 호텔 이용이 증가하는 등 200명 이하 소모임 호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더 플라자'는 연회장 전면 리뉴얼을 마치고 지난 5일 새로 오픈했다. 집처럼 꾸민 공간에서 여는 파티 형식의 소규모 모임이나 결혼식, 돌잔치가 인기를 끌어 연회장에 젊은 감성을 부여한 게 특징이다.
이미 상반기에 하우스 웨딩 매출이 15% 상승해 연회 상품이 호조를 띄는 가운데 리뉴얼 덕분에 9~11월 연회 예약률은 전년 보다 20% 성장세다. 이번에 재단장한 최고층 22층의 '지스텀하우스'의 경우 전면이 통 유리창으로 시청과 서울광장의 등 도심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와 분위기 있는 파티 소모임이나 하우스 웨딩 전문 공간을 위해 기획됐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역시 중·소형 규모의 부티크 연회장 '아트리움'을 지난 8월 개관하고 컨퍼런스, 강연, 프리젠테이션, 결혼식, 만찬, 가족행사 등 다양한 모임을 유치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대규모 연회장 증축을 통해 비즈니스와 관광, 휴식 등을 연계할 수 있는 MICE 비즈니스를 겨냥한 호텔로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대표적이다. 이 호텔은 지난 2월 10개월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국제 행사와 컨벤션 등 MICE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새로 태어난 그랜드볼룸은 전체 면적 1,494㎡로 7.5m의 웅장한 천고로 설계돼 특 1급 호텔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이 호텔 관계자는 "리모델링 오픈 후 세계 수학자 대회, 에너지기술 국제포럼 등 국제행사와 기업의 신제품 발표 등이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고 이 기간 객실 예약율은 90%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소규모 웨딩과 하우스 웨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호텔들은 실속 웨딩을 원하는 '스몰웨딩족'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틀에 박힌 예식보다 디테일한 개성을 원하는 젊은 고객들의 성향을 반영한 차별화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롯데호텔서울은 100명 이하 소규모 웨딩을 위해 프렌치 웨딩 메뉴부터 와인, 케이크, 샴페인, 꽃장식, 폐백실 사용, 예식당일 객실 이용까지 하객 1인당 실비용 10만원에 제공하는 '스마트 웨딩 패키지'를 마련했다. 채플홀 웨딩 장소로 인기높은 메이필드 호텔은 도심 속 숲을 배경으로 가든 파티를 앞세워 야외 웨딩을 꿈꾸는 예비부부를 유혹한다. 콘래드서울은 하우스 웨딩 연회장을 11개나 갖추고 있으며 '더 스튜디오'의 경우 하객수 규모에 맞춰 연회장의 크기별로 조절할 수 있게 해 맞춤형 웨딩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 돌잔치 패키지도 눈에 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돌상을 전통 입식으로 차리고 돌잡이 용품은 전통과 현대식을 버무렸다. 식사는 한우 채끝 등심구이, 대하 찜, 인삼 타락죽 등 한식 코스 메뉴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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